▲13일 남녀공학 전환 움직임에 반대하며 학생들이 시위중인 서울 성북구 동덕여대 교정의 모습.
권우성
(*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동덕여자대학교 학생들이 들고 일어섰다. 이들은 지난 11일부터 대학본부가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공학 전환 논의를 규탄하는 시위를 시작했다. 학과 점퍼(과잠)를 벗어 바닥에 늘어놓는 '과잠 시위'를 하는가 하면 수업을 전면 거부하고 캠퍼스 곳곳에 붉은 스프레이로 '공학 전환 결사반대' 등을 써놓았다. 동덕여대 졸업생들은 14일 학교 앞에 트럭 전광판을 보냈는데, 여기에는 "협의 없는 공학 전환 동문들도 규탄한다" 등의 문구가 적혔다.
시위가 시작된 건 '공학 전환' 논의 때문이다. 앞서 동덕여대는 이달 5일 학교 발전 계획을 수립하면서 '남녀공학 전환'을 논의했다. 학교 측은 "결정된 건 없다"고 해명하면서도 "이슈가 불거진 만큼 학생들과 충분한 토의를 통해 의견을 수렴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지만, 학생들은 학교 측이 일방적으로 논의를 진행했다며 반발했다. 그러면서 '여성만을 위한 공간'을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덕여대뿐만 아니라 성신여대에서도 외국인 대상으로 개설된 국제학부에 외국인 남학생이 입학할 수 있다는 모집 요강이 공개되면서 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교내 곳곳에는 '자주 성신의 주인은 여성이다', '국제학부 남학생 입학 결사반대' 등의 문구가 스프레이로 쓰여 있고 과잠 수백 개가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최근 시위에 나선 학생들이 한 영화를 언급하기 시작했다. 국내 개봉한 적 없는 이 영화의 이름은 <프리티 펀치>. 현재(15일 기준) 제작사 측의 요구로 유튜브에서 내려갔지만, 동덕여대 학생들은 이 영화에 "영화처럼 여성 학교를 지켜내자"로 릴레이 댓글을 달았다. 동덕여대 학생들은 왜 이 영화를 소환했을까.
우리끼리 지낼 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