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프렌티스>의 한 장면.
누리픽쳐스
뉴욕의 부동산 개발 신화를 새로 쓴 도널드 트럼프를 대중적으로 널리 알린 건 베스트셀러 <거래의 기술>과 TV 서바이벌 프로그램 <어프렌티스>다. 영화 <어프렌티스>는 바로 그 프로그램의 제목을 따 왔다. 자연스레 도널드 트럼프가 떠오를 것이다. 그런가 하면 '어프렌티스'는 '수습생'이라는 의미가 있는데 영화 속에서 로이 콘에게 성공으로 가는 길을 전수받는 수습생 트럼프의 모습이 그려진다.
<어프렌티스>는 <경계선>·<성스러운 거미>로 화제가 된 알리 아바시 감독의 신작으로 칸 영화제에 초청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의 전작들에서 유추할 수 있듯 이 작품 또한 문제작인데 당연히 트럼프 측의 험악한 협박을 받았다. 이제 그가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으니 이 작품의 앞날이 어떨지 궁금하기까지 하다.
영화는 트럼프의 성장을 주로 다룬다. 지금의 그를 보면 상상하기 쉽지 않은데, 그도 젊었을 적에는 어딘가 어리숙한 한편 물불 가릴 줄은 알았다. 그런데 무자비하고 잔인한 로이 콘을 롤모델로 삶의 행로가 바뀌며 달라지기 시작한다. 그 자신이 바라는 대로 또 로이가 바라는 대로 성장한 것이다.
그렇지만 성장의 모습이 항상 긍정적일 수는 없다, 올바를 수도 없다. 트럼프는 어느덧 로이보다 더 무자비하고 잔인하게 변했고 로이조차 그를 제어할 수 없었다. 누구도 범접하기 힘든 부동산 거물이 되어 가는 동시에 누구든 눈앞에서 치워 버릴 수 있는 정재계 괴물이 되어 갔다. 어디까지가 트럼프 그 자신이 원했던 모습이고 또 로이가 원했던 모습일까.
'도널드 트럼프'라는 창으로 들여다본 미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