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괜찮아, 앨리스>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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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틀리인생학교 이사장이기도 한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는 영화 상영 후 진행된 대화에서 우리나라 은둔형 외톨이 청년이 50만 명에 달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일등주의 교육, 경쟁지상주의 교육이 낳은 비극이다.
약 4명 중 3명인 75%의 학생들을 '지잡대생'이라며 깎아내린 사회의 당연한 결말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시험을 못 보면, 수능을 못 보면 괜찮지 않은 사회다. 잘 본 학생들의 노력과 그에 따른 보상을 폄훼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4명 중 1명만 괜찮을 수 있는 사회라면, 그 사회는 행복할 수도 지속될 수도 없다. 그 결과를 우리는 지금 행복도, 자살률, 출생률 등을 통해 보고 있는 거다.
그래서 혁신교육을 경험한, 꿈틀리인생학교를 졸업한 우리가 현 체제를 바꾸고 새로운 시대를 만드는 첫 물결이 됐으면 한다. 지금 우리는 분명 비주류다. 그러나 우리가 계속 나아간다면, 우리는 가려고 하는 곳까지 가지 못하더라도 그다음 파도가, 또 다음 파도가 그곳에 데려다 줄 수 있을거다.
그래서 나는 우리가 정말 괜찮았으면, 그리고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 여기서 성공이란 많은 돈이나 명예나 권력을 갖는 것이 아닌, 내 인생을 스스로 설계하며 나의 존엄과 가치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는 거다. 내가 존엄하고 가치 있는 만큼, 다른 사람 역시 똑같이 그렇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되는 거다. 이런 사례가 많아진다면 사회는 분명 바뀔 수 있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함께 가면 길이 된다.
수시 모집 결과가 속속 발표되고 있을 시점이다. 6년 전 이맘때, 수시 모집에서 떨어지고 하늘이 무너진 듯 속상해하던 친구의 얼굴을 잊을 수 없다. 매일 같이 놀던 친구였는데, 그에게 그런 표정이 있는 줄 그날 처음 알았다. 나는 합격했지만, 그 친구 옆에서는 차마 좋은 티를 낼 수 없었다.
이제 개봉 하루 전이다. 내일 13일 영화가 개봉하고, 모레 14일은 수능일이다.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수험생은 단 4%. 나머지 96%의 수험생들도 부디 괜찮기를, 우리 사회가 그들도 괜찮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