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외교관 시즌 2>의 한 장면.
넷플릭스
2023년 상반기에 공개되어 글로벌한 인기를 구가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외교관>은 미국식 명품 드라마의 위용을 뽐냈다. 총괄 제작자가 그 유명한 데보라 칸으로 <웨스트 윙>·<그레이 아나토미>·<홈랜드> 등 분야 최고의 작품들만 섭렵하며 명성을 쌓아왔다. <외교관>도 같은 선상에 서 있을 만했다.
<외교관>은 흥행과 호평에 힘입어 1년 반 만에 시즌 2로 돌아왔다. 전작의 주요 인물들이 그대로 총출동했고 정신없이 빠르게 휘몰아치면서 한 치 앞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도파민 돋는 난잡함은 여전하다. 그 중심에 있는 주영 미국 대사 케일러 와일러의 활약도 여전하다. 작품 특성상, 아니 데보라 칸의 특성상 사건사고와 캐릭터들이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8부작으로 기획된 시즌 1이 외교관의 정점에 있는 '대사'라는 직업 그리고 주영 미국 대사 케일러의 개인사에 중점을 뒀다면, 6부작으로 기획된 시즌 2는 연달아 일어난 미심쩍은 폭발 사건의 배후를 캐는 데 대부분을 할애한다. 하여 숨 쉴 틈 없이 몰아치는 와중에 서로 반목하고 틀어지고 다시 접합하고 이어지는 모양새가 꼬리에 꼬리를 문다.
재미의 양상으로만 보면 시즌 2가 시즌 1을 훨씬 압도한다. 짧고 굵게, 곁가지를 쳐내고 주요 사건에 집중해 파내고 파내고 또 파내니 말이다. 그도 그럴 것이 케일러의 남편 핼, 주영 미국 대사의 공관차석 스튜어트와 그의 직속 로니까지 런던 한복판에서 폭발 테러에 휘말렸다. 파헤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그런 전개는 꼭 얻는 것만 있는 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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