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연소일기> 스틸컷
㈜누리픽쳐스
어린이도 다양한 감정을 지닌 한 인격체로 존중받아야 하지만 가정 내 어린이의 인권은 제대로 지켜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아이는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하고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한다. 거절이나 싫다는 의사 표현도 제대로 하지 못할 때가 많다. 관심과 칭찬만이 사랑의 징표라 믿는 순수한 마음에 깊은 커다란 멍 자국을 남긴다.
그래서일까. 묘하게 한국의 교육 현실과 연결된다. 지나치게 과한 교육열, 사랑을 가장한 폭력, 엘리트만 강요하는 사회를 떠올리게 된다. 자녀를 소유물로 생각하는 양육방식, 소통의 부재는 가족의 해체로 이어진다. 가정폭력, 학교폭력이 만든 고립감과 우울감에 지친 청소년들의 극단적인 선택까지도 닮아있다.
영화는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 하루 전에 개봉한다. 인생의 첫 번째 허들을 넘어선 청소년, 함께 고생한 부모에게 권하고 싶다. 요우제와 요우쥔 형제의 숨겨진 이야기에 공감하게 될 것이다. 실패를 받아들일 줄 아는 건강한 사회, 격려해 줄 수 있는 어른이 만들어나갈 세상은 어제 보다 나을 거라는 작은 희망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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