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유나이티드 선수단인천 선수들이 K리그1 37라운드 대전전에서 강등이 확정된 후 홈팬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슈팅 26개' 인천, 골 결정력 부족 드러낸 빈약한 공격
인천은 3-4-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제르소-무고사-김민석이 전방에 포진한 가운데, 미드필드는 민경현-김도혁-이명주-홍시후가 자리잡았다. 수비는 오반석-김동민-김연수, 골문은 이범수가 지켰다.
대전은 4-4-2로 맞섰다. 김준범-마사가 투톱에 나서고, 최건주-밥신-이순민-윤도영이 중원을 책임졌다. 수비는 강윤성-안톤-김현우-김문환, 골키퍼는 이창근이었다.
대전은 시작부터 인천을 몰아치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6분 최건주의 슈팅이 민경현의 발에 막히고 굴절되자 마사가 달려들어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갈랐다.
인천은 반격에 나섰다. 전반 10분 김도혁이 올려준 프리킥을 무고사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이창근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갈 길 급한 인천을 상대로 대전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전반 15분 마사의 패스에 이은 최건주의 슈팅이 이범수 골키퍼 선방으로 득점에 실패했다. 하지만 대전은 곧바로 인천에게 일격을 가했다. 전반 15분 오른쪽 돌파에 성공한 김준범의 낮은 크로스가 옆으로 흘렀지만 안톤이 슈팅으로 마무리지었다.
2골 뒤진 인천은 전반 20분 김민석, 홍시후 대신 김보석, 문지환을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이후 인천의 경기력은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대전은 이창근 골키퍼의 선방쇼를 앞세워 버티기에 나섰다. 전반 25분 민경현이 올린 크로스를 무고사가 왼발로 슈팅했지만 이창근이 선방했다. 전반 43분에도 김보섭의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막아냈다.
두들기던 인천은 전반 종료 직전 희망을 살렸다. 전반 45분 오른쪽에서 이명주의 크로스를 무고사가 왼발 슈팅으로 대전 골문에 꽂아 넣었다.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인천은 후반 초반 좋은 분위기를 이어나갔다. 문지환의 슈팅을 시작으로 제르소와 김보섭이 대전 골문을 난타했으나 이창근 골키퍼에게 막혔다.
인천의 희망은 시간이 지날수록 절망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후반 32분 김보섭의 슈팅마저 이창근 골키퍼가 선방했다. 인천은 후반 35분 델브리지, 음포쿠를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다. 오히려 대전의 김승대에게 결정적인 슈팅을 허용하는 등 추가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끝내 반전은 없었다. 인천은 90분 내내 26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대전의 골문을 가른 것은 한 차례 뿐이었다. 두 팀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인천은 다이렉트 강등이 확정된 반면 대전은 잔류의 기쁨을 맛봤다.
강등-잔류... 희비 엇갈린 인천과 대전
인천은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주로 하위권을 맴돌았다. 시즌 마다 강등 위기가 찾아왔지만 투지를 불사르며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하며 '생존왕' 이미지를 얻었다.
2022시즌은 인천에게 도약의 한 해였다. 리그 4위를 차지하며 구단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획득한 것이다. 2023시즌에도 리그에서 5위를 기록하는 등 2년 연속 파이널A 진출에 성공하며 생존왕의 꼬리표를 벗겨내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올 시즌 인천은 매우 무기력했다. 강등 조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겨울 이적 시장 기간 동안 선수 보강에 소홀했다. 올 시즌 득점 1위 무고사 이외에는 이렇다 할 득점원이 없을 만큼 전체적인 팀 공격력이 답답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조성환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났고, 최영근 감독이 도중에 지휘봉을 잡았지만 좀처럼 반전을 꾀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여름 이적 시장이 닫힌 시점에서의 늦은 감독 선임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인천은 마지막 5경기로 최종 순위를 가리는 파이널 라운드에서도 특유의 생존 본능은 발휘하지 못했다. 승점 6점 짜리 경기였던 36라운드 전북전에서 보여준 소극적인 경기 운영은 인천의 현 주소였다.
종료 휘슬이 울리자 인천 선수들은 고개를 숙이거나 그라운드에 주저 앉았다. 2004년 K리그에서 처음 등장한 이후 첫 2부 리그 강등이었다.
반면 대전은 가까스로 잔류 경쟁에서 살아남았다. 대전도 많은 우여 곡절이 있었다. 올 시즌 이민성 감독 체제 아래 ACL 진출을 목표로 선언했으나 성적 부진으로 중도 하차했다.
대전은 이민성 감독의 후임으로 황선홍 전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선임했다. 이른바 초강수였다. 한 차례 대전에서 실패를 맛본 황선홍 감독에게 다시 지휘봉을 맡긴 것이다. 대전은 올 여름 폭풍 영입을 강행하며 리그 잔류를 위한 의지를 불태웠다. 황선홍 감독 선임 효과는 해피 엔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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