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리우폴에서의 20일> 스틸
㈜스튜디오 디에이치엘
영화 <마리우폴에서의 20일 >은 러시아의 침공으로 점차 포위되는 우크라이나의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의 20일을 담았다. 2022년 2월 24일부터 3월 15일까지 생생한 현장이다. Z 표식을 한 러시아 탱크가 다가와 포위한다. 민간인 지역은 건드리지 않겠다고 선언한 뒤 벌인 무차별적인 폭격은 도시를 아수라장으로 만들기 충분했다. 한순간에 삶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슬픔, 분노, 좌절은 도시를 거대한 지옥으로 만들었다.
안전을 위해 대부분 외신기자는 위험 지역에서 철수했지만, AP 취재팀은 최전선에 끝까지 남기로 결정했다. 뉴스의 가치와 언론인의 의무, 저널리즘 정신을 잃지 않으려는 고군분투다. 위험을 무릅쓰고 편집자에게 급히 전달한 영상이 보도된다. 차마 눈 뜨고 보기 힘든 참혹한 영상을 러시아 측에서는 가짜 뉴스라고 반박한다. 언제 죽는다고 해도 이상할 것 없는 죽음의 문턱 가까이에서 명운을 목격하자 두려움도 희석되어 간다. 자고 일어나면 파괴된 면적과 민간인 희생자 수가 늘어난다.
상황은 점차 험악해진다. 얼마 되지 않아 전기, 인터넷이 끊어져 영상 보낼 길이 막막해져 발만 동동 구른다. 기자들이 목숨을 걸고 100km 이상을 달려 기록물을 들고 통과한 검문소만 15개. 삼엄한 경비를 뚫고 자동차 좌석 아래, 탐폰에 숨긴 채 영상 반출에 성공했다. 가짜 뉴스가 판치는 세상에 진실을 전한 영상은 영화로 제작되어 전 세계에 소개됐다. < 마리우폴에서의 20일 >은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장편 다큐멘터리상과 2023 퓰리처상 공공보도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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