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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에 한 맺힌 한화, 심우준 향한 50억 배팅

[주장] 준수한 수비력·꾸준한 내구성 자랑... 한화, 또 다른 공격 투자 나설까 기대감도

24.11.07 16:04최종업데이트24.11.0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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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야수 심우준이 2024년 프로야구 FA 이적 1호 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7일 심우준과 4년 최대 50억 원(보장 42억 원·옵션 8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프로야구 FA 시장은 지난 6일 개막했다. KT가 투수 우규민과 2년 총액 7억 원(계약금 2억 원·연봉 2억 원·옵션 1억 원), SSG 랜더스가 최정과 4년 110억 원에 계약을 마쳤다. 두 선수는 모두 기존 소속팀에 잔류한 계약이었다. 심우준은 FA 시장 전체로서는 3호 계약이자, 팀을 옮긴 이적 계약으로는 첫 번째가 됐다.

심우준은 구단을 통해 "명문 구단에 불러주셔서 감사하다. 신축구장 개막전에 유격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릴 기회를 잡고 싶다. 구단이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 잘 알고 있기에 올겨울 준비를 잘해서 능력을 모두 쏟아내겠다"고 다짐하며 한화에서의 새로운 도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심우준의 수비력과 내구성

 심우준(오른쪽)이 7일 한화 이글스와 FA 계약을 한 뒤, 박종태 대표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2024.11.7
심우준(오른쪽)이 7일 한화 이글스와 FA 계약을 한 뒤, 박종태 대표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2024.11.7 연합뉴스

심우준은 경기고등학교를 졸업하고 2014년 2차 특별지명(전체 14번)으로 KT 위즈에 입단하며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상무(국군체육부대)에서 뛰었던 기간을 제외하고 지난 시즌까지 KT에서 활약하며 통산 1072경기 타율 .254(2862타수 726안타) 31홈런 275타점, 156도루의 성적을 기록했다.

심우준은 2022시즌 이후 FA 자격을 취득할 수 있었지만, 군 문제 해결을 위해 권리 행사를 미루고 상무에 입대했다. 전역 후 바로 1군 무대에 복귀한 심우준은 2024시즌 53경기에서 타율 0.266 3홈런 28타점 7도루를 기록했다.

2024년 프로야구 FA 신청자 중에서 심우준은 B등급으로 '준척급'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심우준을 영입한 한화는 전 소속팀 KT에 전년도 연봉 100%와 보호선수 25명 외 선수 1명 혹은 전년도 연봉의 200%를 보상해야 한다.

심우준의 최대 강점은 준수한 수비력과 꾸준한 내구성이다. 심우준은 아마추어 시절부터 강한 어깨와 빠른 순발력, 캐칭 능력과 넓은 수비 범위 등 유격수에게 필요한 모든 자질을 고루 갖춘 선수로 평가받았다. 프로 입단 후 2018년부터 KT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고, 창단 첫 통합우승 주축 멤버로 활약하며 공헌도를 인정받았다.

또한 심우준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8년 연속 1군에서 100경기 이상을 출장했다. 2023년과 2024년 전반기는 상무 복무로 인한 공백기였다. 특히 주전으로 올라선 2018년부터는 5년 연속 130경기 이상을 출장했으며 2020년에는 144경기 전 경기를 출장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수비 부담이 큰 유격수 포지션에서 안정적으로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은 심우준의 내구성을 증명한다.

도루와 작전수행능력도 우수하다. 심우준은 2016년부터 7년 연속 두 자릿수 도루를 기록했다. 2020년 35개의 도루로 전체 1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20도루 이상을 넘긴 시즌은 총 3회였고, 통산 도루 성공률은 78.8%였다. 기본적으로 국내 정상급의 스피드를 지니고 있는 데다 주루 센스 또한 준수하여 번트 안타도 여러 차례 만들어내기도 했다.

반면 타격 능력은 그렇게 뛰어나지 못하다. 선구안이 좋지 못하고 콘텍트 능력에 비해 배드볼 히터 성향이 강한 탓에 볼넷을 얻어내는 능력이 떨어져 타율과 출루율의 차이가 크지 않은 선수로 꼽혔다.

KT에서 한때 테이블세터로 기용된 적도 있지만 성과는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고 주로 하위타선에 기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심우준이 선수생활을 보낸 KT가 타지친화적으로 꼽히는 수원야구장을 홈으로 사용하고 있고, 젊은 나이부터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많은 기회를 얻은 것을 감안하면 타격에서의 성장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했다고 할 수 있다.

한화의 공격적 투자

그럼에도 심우준은 이번 FA시장에서 4년 50억 원이라는, 성적 대비 기대 이상의 대박 계약을 따내며 FA 타이밍을 잘 포착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현재 리그 전체로 봐도 검증된 유격수 자원은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다. 비록 심우준은 장단점이 뚜렷한 선수이지만 1995년생이라는 아직 젊은 나이에 군 문제까지 해결했다는 점에서 한화처럼 내야수 보강을 원하는 팀들에게 주가가 높아질 수 있었다.

심우준의 원소속팀 KT는 올해 FA 투수 최대어 중 하나인 선발투수 엄상백과의 계약이 우선순위였다. 여기에 내년에 FA 자격을 앞둔 강백호에 대한 대우도 생각해야했다. 이들에 비하면 심우준에게 높은 몸값을 제시하는데는 한계가 있었다.

심우준으로서는 대표팀에서 인연이 닿지 않았던 김경문 감독을 새로운 소속팀 감독으로 만나게 됐다는 것도 묘한 인연이다. 심우준은 주전급 유격수로 커리어하이를 보내던 2020-2021년 도쿄올림픽 국가대표팀 내야수 후보로 거론됐으나, 올림픽이 1년 연기되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당시 오지환-김혜성 등과의 경쟁에서 밀려 끝내 발탁되지 못했다. 당시 국가대표팀 감독이 바로 김경문 감독이었다.

FA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한화는 3년 연속 외부 FA 영입으로 전력을 보강하게 됐다. 한화는 2022시즌을 마친 뒤 1루수 채은성, 투수 이태양, 내야수 오선진을 데려왔고, 2023년에는 내야수 안치홍을 데려온바 있다. 올해 심우준까지 영입하며 수비력과 작전수행능력을 지닌 유격수 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돼 내야진의 안정감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한화는 올해 이도윤, 하주석, 황영묵 등 여러 선수들이 유격수 포지션에서 활약했다. 올 시즌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린 하주석이 FA신청을 하면서 팀을 떠날 가능성이 있고, 유틸리티 플레이어에 가까운 이도윤과 황영묵이 나름 성장세를 보여줬지만 아직 풀타임 유격수를 맡기기에는 안정감이 부족한 측면도 있었다. 기동력의 야구를 추구하는 김경문 감독이 시즌 중 부임했지만 한화는 지난 시즌 팀 도루 9위(69개), 성공률 10위(62.7%)에 그치며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것도 심우준을 보강하게 된 이유였다.

또한 한화의 FA 영입은 심우준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도 높다. 올 시즌 한화는 강점으로 꼽혔던 선발진에서 문동주의 부상과 외국인 투수들의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류현진이 유일하게 규정이닝과 두 자릿수 승리를 따냈지만 30대 후반에 접어든 나이로 인하여 내구성에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 올 시즌 FA 시장엔 대어급은 아니지만, 선발요원으로 검증된 엄상백과 최원태 등이 나와 있는 상황이다. 다음 시즌 가을야구 진출을 노리는 한화가 심우준에 이어 FA시장에서 또 다른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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