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는 흥국생명의 중앙에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주전 미들블로커 한 자리를 차지했다.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
V리그 각 구단은 지난 시즌을 통해 아시아쿼터의 활약에 따라 팀 성적이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더욱 신중하게 아시아쿼터 선수를 선발했다. 두 시즌 연속 챔프전 준우승을 기록했던 흥국생명은 FA 자격을 얻은 이주아(기업은행)가 팀을 떠나면서 미들블로커 보강이 절실했다. 그렇게 흥국생명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중국 출신의 미들블로커 황루이레이를 지명했다.
196cm의 황루이레이는 컵대회를 통해 배구 팬들에게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같은 중국 출신의 장위(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가 블로킹(세트당1.08개) 1위를 포함해 3경기에서 37득점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선보인 것과 달리 황루이레이는 50%의 속공 성공률과 세트당 0.50개의 블로킹으로 썩 인상적인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흥국생명은 시즌 개막을 3일 앞두고 아시아쿼터를 피치로 교체했다.
배구가 선수들 간의 조직력이 매우 중요한 종목임을 고려하면 시즌 개막을 코 앞에 두고 아시아쿼터를 교체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운 선택이었다. 하지만 지난 10월19일 현대건설과의 개막전부터 주전 미들블로커로 출전하고 있는 피치는 4경기에서 세트당 0.64개의 블로킹(6위)과 함께 4경기에서 37.7%의 성공률로 33득점을 기록하며 흥국생명의 주전 미들블로커로서 부족함 없는 활약을 해주고 있다.
2일 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도 피치는 알토란 같은 활약을 이어갔다. 피치는 이날 13번의 공격을 시도해 3개를 성공시키며 23.08%의 낮은 공격 성공률에 머물렀지만 양 팀 합쳐 가장 많은 4개의 블로킹을 기록하면서 기업은행의 공격 흐름을 번번이 끊었다. 특히 3세트 23-22에서는 현재 리그 득점 1위(125득점)이자 기업은행의 주 공격수 빅토리아 댄착의 오픈 공격을 차단하면서 매치 포인트를 만들었다.
피치는 이날 장기인 이동공격 성공률이 16.67%(1/6)에 그쳤을 정도로 아직 이고은 세터와의 호흡이 완전하지 못하다. 하지만 바꿔 말하면 이고은 세터와의 호흡만 더 좋아진다면 피치의 위력도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주아의 이적 후 미들블로커의 위력이 약해질 것을 걱정했던 흥국생명 팬들에게 뉴질랜드 출신의 새 아시아쿼터 피치의 존재는 귀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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