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스타

본문듣기

오죽하면 댓글에 "정년이 미워보였다"... 잘못 깨달을까

[리뷰] tvN 토일 드라마 <정년이>

24.10.28 10:34최종업데이트24.10.28 10:34
원고료로 응원
 tvN '정년이'
tvN '정년이'CJ ENM

가수 꿈을 접고 국극단에 돌아온 정년이가 또 한번 위기에 직면했다.

지난 27일 방영된 tvN 토일 드라마 <정년이> 6회에선 극극 '자명고' 오디션을 통과한 후 꿈에 그리던 무대에 올랐지만 트라우마, 과도한 연기 욕심에 빠진 주인공 정년이(김태리)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

앞선 5회에서 유명한 소리꾼이었던 어머니(문소리)의 과거를 알게 된 정년이는 가수 사기 계약에 발목이 잡히는 듯 했지만 매란국극단 강소복 단장(라미란)의 도움으로 위약금 문제를 해결하고 우여곡절 끝에 국극단에 복귀했다.

새롭게 준비중인 국극 작품은 '자명고'. 하지만 정년이 맡게된 역할은 주연이나 조연도 아닌, 수많은 단역 중 하나인 '군졸1'이었다. 이른바 '촛대'로 불리는 보잘 것 없는 배역이지만 이를 소화하기 위해 정년이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연기를 위한 준비를 착실하게 이어 나갔다. 그런데 본 공연에서 정년은 큰 실수를 범한다.

'남장'하고 거리로 나간 정년이​

 tvN '정년이'
tvN '정년이'CJ ENM

군졸 역할을 맡았지만 체계적인 연기 수업을 받아본 적조차 없었던 정년이는 고민에 빠졌다. 이때 일명 '다까끼'(국극 속 악역) 전문 배우였지만 허영서에게 밀려 조연출을 담당하게 된 선배 백도앵(이세영)으로부터 조언을 듣게 됐다. 정년이의 가장 큰 단점은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전쟁터에서 언제 목숨을 잃을지도 모르는데... 목소리 톤 부터 너무 높고 불안정해." (도앵)

"(문)옥경 선배는 너무 남자라는 걸 의식하지 말고 연기하라는데..." (정년)

​"선배는 의식하지 않아도 이미 여자 맘을 흔드는 남자 연기를 알지만 너는 아직 그 정도가 아니잖아." (도앵)

여기서 깨닫음을 얻게 된 정년은 남고생 복장을 하고 거리로 나섰다.

"난 정식이여, 정식이."(정년) ​

자신만의 방식으로 남장 연기를 잘하고자 노력을 기울인 정년이는 과연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칠 수 있을까?

트라우마·과욕이 부른 연기 대참사

 tvN '정년이'
tvN '정년이'CJ ENM

정년은 절친 홍주란(우다비)이 허영서(신예은)와 연기 호흡을 맞추며 가까워진 모습으로 연기에 열중하는 걸 보고 내심 질투심을 느낀다. 리허설에서 좋은 무대를 선보이자 정년 역시 이에 자극을 받아 혼신의 힘을 쏟아냈다.

이 광경을 지켜본 주연 배우 문옥경(정은채), 강단장은 전혀 다른 반응을 내비쳤다.

"잘하지. 그런데 지나치게 잘하고 있어." (옥경)

"연기 잘 하려는 생각 버려라. 오늘 관객은 널 보러 온 게 아니야. 네가 튀어 보이면 극 흐름이 깨진다." (강단장)

​하지만 본 공연에서 정년은 이러한 단장의 지적을 거역하고 연기를 펼친다. 객석에 착석한 6.25 참전 군인을 보고 피난 도중 세상을 떠난 아버지가 떠올랐고, '전쟁 트라우마'를 지니고 있는 정년은 결국 제멋대로 소리까지 곁들인 즉흥 연기로 국극단 사람들을 당혹시켰다.

​"넌 내일부터 무대에 설 수 없다." (강단장)

다음주 예고편을 통해 정년은 다시 한번 국극단에서 쫒겨나는 신세가 되고 만다. 정년의 그릇된 연기 열정은 어디서 부터 잘못된 것일까? 국극 스타가 되기 위한 길은 여전히 험난했다.

이유 있는 강단장·문옥경의 지적​

 tvN '정년이'
tvN '정년이'CJ ENM

주연이나 조연도 아닌, 단역에 불과한 정년은 조금이라도 튀기 위한 행동을 무대에서 선보이고 말았다. 물론 오랜 기간 그녀에게 족쇄처럼 따라붙은 아버지의 죽음과 전쟁으로 인한 트라우마가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정년은 결과적으로 단역 배우가 해선 안되는 일을 벌이게 된 것이다.

"처음으로 정년이가 미워 보였다"는 어느 시청자의 댓글처럼 이번만큼은 정년이가 큰 실수를 범했다. 관객들은 '군졸 1'을 보고자 극장을 찾아온 것이 아니라 작품 및 주연 배우를 보고자 큰 돈 내고 왔다는 점을 정년은 망각한 것이었다. 아무리 정년이 빼어난 목소리로 노래를 들려줬다지만 이는 '단역 배우' 정년으로선 선을 넘은 행동이기도 했다. 극의 조화를 생각하지 않았던 연구생의 돌출 행동은 극단을 이끄는 리더 강단장으로선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여기까지가 윤정년의 한계인지도... 그러면 진짜 재미 없는데"라는 옥경의 탄식과 더불어 또 한번 정년을 내쫓은 강단장의 결단은 충분히 납득이 되는 선택이었다. 제 아무리 재능 넘치는 정년이었지만 구성원들과의 호흡을 망쳐 놓았고 그 대가는 혹독하게 찾아온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실립니다.
정년이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