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우 신임 여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의 세대교체가 부러운 한국
4년 8개월이라는 비교적 오랜 기간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을 지휘한 콜린 벨 감독과 헤어지고 신상우 감독을 새롭게 맞이한 우리 선수들은 아시아 최강을 뛰어넘어 다시 세계 정상급 팀으로 발돋움하려는 일본을 상대로 시작부터 당당하게 맞섰다.
사사키 노리오 감독이 이끌고 있는 일본 여자대표팀은 게임 초반 한국 선수들이 비교적 높은 수위로 압박을 펼치자 당황하기도 했지만 특유의 정확한 패스 플레이로 침착하게 후방 빌드업을 펼쳐 점차 자신들이 추구하는 축구를 보여주기 시작했다.
31분에 세이케 키코의 오른발 대각선 슛이 김민정 골키퍼가 지키고 있는 한국 골문 오른쪽 기둥을 강하게 때린 순간부터 일본의 완승 시나리오가 맞아떨어졌다. 32분 1초에 오른쪽 코너킥 세트피스로 첫 골(하세가와 유이 도움, 기타가와 히카루 헤더 골)을 뽑아내기 시작하여 4분 10초만에 3-0 점수판을 만들어낸 것이다.
게임 시작 후 30분 가량을 잘 버티던 한국 수비수들은 세트피스로 첫 골을 내준 뒤 수비 집중력이 심각하게 흐트러지는 바람에 스스로 주저앉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우리 골문 바로 앞에서도 곧바로 압박을 시작한 일본 선수들의 민첩함이 놀라웠지만 한국 수비수들은 어디로 공을 걷어내야 할지 우왕좌왕하기만 했다. 33분 55초에 왼쪽 끝줄 바로 앞에서 다나카 미나가 왼발로 꺾어준 공을 20살 공격형 미드필더 후지노 아오바가 달려들어 왼발로 시원하게 차 넣은 것이다.
일본 여자대표팀의 세대 교체가 본격화되었다는 것을 상징할만한 골이라고 말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36분 11초에 한국의 새로운 센터백 이시호로부터 공을 빼앗은 다나카 미나가 왼발로 추가골을 넣은 것도 모자라 후반 시작 후 10분이 지나면서 19살 미드필더 다니카와 모모코의 오른발 쐐기골(55분 11초, 모리야 미야비 도움 크로스)이 이어졌다. 하세가와 유이, 다나카 미나 등 일본 여자축구를 상징하는 베테랑 언니들은 벤치로 물러나도 모자람이 없었던 것이다.
반면에 이번 한국 대표 명단에 필드 플레이어로는 막내로 이름을 올린 노진영(24살)이 79분에 문미라 대신 들어와 뛰었지만 우리 선수들은 일본 골키퍼 야마시타 아야카를 특별하게 위협할만한 공격 장면을 만들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물러나고 말았다. 최유정이 48분에 날린 왼발 슛이 굴절되어 아슬아슬하게 일본 골문으로 향하는 장면이 그나마 골에 근접한 순간이었다.
이제 우리 선수들은 29일(화) 치바에 있는 일본 국가대표팀 훈련장에서 일본대표팀과 비공개 연습 게임을 더 뛰고 돌아온다.
여자축구 국가대표 평가전 결과(10월 26일 토 오후 2시 30분, 도쿄 국립경기장)
★ 일본 4-0 한국 [골-도움 기록 : 기타가와 히카루(32분 1초,도움-하세가와 유이), 후지노 아오바(33분 55초,도움-다나카 미나), 다나카 미나(36분 11초), 다니카와 모모코(55분 11초,도움-모리야 미야비)]
◇ 한국 선수들(4-2-3-1 포메이션)
FW : 최유정(64분↔추효주)
AMF : 한채린(46분↔이은영), 이민아(64분↔이수빈), 문미라(79분↔노진영)
DMF : 이영주, 전은하(83분↔여민지)
DF : 장슬기, 이시호(46분↔김진희), 이효경, 김혜리
GK : 김민정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