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7회 초 2사 1, 3루 LG 손주영이 kt 오윤석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포효하고 있다.
연합뉴스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 kt는 또다시 고영표를 마운드에 올렸다. 1사 상황에서 그를 상대로 박해민의 안타가 나왔고, 도루 성공과 포수 실책이 겹쳐 박해민이 3루를 밟았다. 이어 문성주의 안타가 터져 4:1로 LG가 달아났다.
손주영이 계속해서 마운드를 지키며 kt의 길목을 가로막았고, 9회 초 바톤을 넘겨받은 에르난데스가 삼진과 병살타로 이닝을 종료하며 4:1로 LG가 준PO 5차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LG 트윈스의 준PO 승리 비결
큰 우려를 낳았던 염경엽 LG 감독의 투수 '변칙 기용'은 대성공을 거뒀다. 정규시즌 중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던 투수들(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손주영)을 불펜으로 활용한다는 그의 계획은 많은 의구심을 샀다. 그러나 두 투수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고, 그에 힘입어 LG는 PO에 진출하게 됐다. 에르난데스는 7.1이닝 10탈삼진 0실점 평균자책점 '0'으로 완벽한 가을 소방수 역할을 했다. 손주영 역시 무실점 완벽투를 보여주며 준PO 3차전과 5차전에서 데일리 MVP를 가져갔다.
그들이 활약할 기반을 다져놓은 것은 역시 선발투수 임찬규다. 11과 1/3이닝 동안 단 2실점밖에 하지 않으며, '가을 바보'라는 오명을 완전히 씻어냈다.
염 감독의 '골고루 강한 타선' 전략 역시 성공했다. 9번으로 배치된 문성주는 타율 0.375로 시리즈 동안 크게 활약했다.
'경엽볼'로 불리는 염 감독의 뛰는 야구 역시 가을에 빛을 발했다. 신민재, 박해민과 대주자들을 필두로 펼친 도루 작전은 득점권 상황을 창출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부가 효과까지 얻어냈다. 2루수 신민재는 이번 준PO 동안 총 5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준PO 개인 최다 도루 신기록을 세웠다. 더불어 LG는 시리즈 동안 총 12개의 도루를 기록해 준PO 팀 최다 도루 신기록을 경신했다.
마법사들의 돌풍은 준PO까지... kt의 마침표
kt는 이강철 감독의 노련한 투수 교체와 선수들의 집중력을 바탕으로 'kt 매직'을 이뤄냈다. 5위 팀으로서 최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을 성공시키며 준PO에 진출했고, 3위 팀 LG를 5차전까지 밀어붙였다. 그만큼 보여준 것이 많은 이번 가을이지만, 분명 아쉬움도 남는다.
LG의 '경엽볼'을 전혀 저지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준PO 기간 동안 LG의 주자들은 총 14번 도루를 시도했고, kt의 배터리가 2번을 제외하고 모두 도루를 허용해 팀의 도루저지율은 14.2%에 그쳤다. 주자를 신경 쓰는 과정에서 많은 실책이 나왔기에 더욱 아쉽다.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늘어난 실책도 내년 시즌 풀어야 할 숙제다.
허나 kt는 2024시즌 가을, 마법을 뛰어넘은 '기적'을 보여줬다. 포스트시즌 동안 보여준 돌아온 소형준의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팬들의 걱정을 산 강백호 역시 완벽히 부활했다. 2025시즌, kt는 어쩌면 더 크고 높은 기적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트윈스가 PO에서 풀어야 할 숙제
임찬규를 제외하면 선발진이 여전히 부진하다. 1선발 엔스는 준PO에서 등판한 경기마다 LG가 패배했고, 최원태도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계속해서 불펜에 과하게 의존한다면 LG의 투수 운용은 PO에서 삐그덕거릴 확률이 높다.
주전 3루수 문보경의 부활도 절실하다. 5차전에서 드디어 이번 PS 첫 안타가 터져 나왔으나, 감을 찾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를 대체할 선수가 LG에게 마땅히 없는 만큼, 문보경이 살아나야 한다.
불펜진의 체력 안배는 LG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다. 준PO에서 '확실한 카드'로 활약한 에르난데스는 준PO 5차전 동안,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모두 등판했다. 만일 13일 PO 1차전에서 접전이 펼쳐진다면 에르난데스가 또다시 등판할 확률이 높으며, LG로서는 그 그림을 막는 것이 좋다. 타자들이 확실하게 점수를 내줘야 한다.
LG는 하루 휴식을 취하고 13일 정규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에서 맞붙는다. 양 팀은 2002년 한국시리즈 이후 22년 만에 가을에서 만난다.
PO 1차전 선발투수 맞대결은 원태인(삼성)과 최원태(LG)로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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