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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을 잠재운 신바람' LG, 5차전 혈투 끝에 PO 진출

[KBO리그] LG 트윈스, 준PO 3-2 승리... 시리즈 MVP 임찬규

24.10.12 11:27최종업데이트24.10.1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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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LG트윈스 대 KT위즈 경기. 6회 초 KT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은 LG 임찬규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LG트윈스 대 KT위즈 경기. 6회 초 KT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은 LG 임찬규가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LG 트윈스가 11일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kt wiz를 상대로 승리하여 시리즈 스코어 3-2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kt가 9일 4차전을 가져가며 준PO 승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미궁 속에 빠졌다. kt가 정규시즌 종료 이후 3일 연속 총력전을 펼쳐 왔기에, 준PO 개시 시점에서 상황은 LG에게 웃어줬다.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LG가 앞섰다. 그러나 가을 kt의 저력은 모두가 상상한 것 이상이었다. kt가 4차전을 역전승으로 가져오며 시리즈 스코어가 2-2로 동률이 되었고, 벼랑 끝 단두대 매치가 성사됐다.

5차전은 LG의 홈인 서울종합운동장 잠실야구장에서 개최된 만큼 투수전이 예상됐다. 양 팀 모두 강력한 투수진을 갖췄기에, 선취점을 가져오는 팀이 우세를 가져올 확률이 높았다. LG가 초반부터 kt를 몰아붙이며 3점을 뽑아냈고, 가져온 주도권을 꽉 잡고 내주지 않으며 4-1로 승리를 거뒀다.

LG의 마운드는 9이닝 동안 1점만을 내주며 이날도 눈부신 호투를 펼쳤다. 선발투수 임찬규는 6이닝 동안 1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고, 시리즈 동안 11과 1/3이닝 2실점 8탈삼진 평균자책점 1.59를 기록하여 준PO MVP를 가져갔다. 2011년 1라운드로 지명된 이후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아픈 손가락' 취급을 받았던 임찬규는 이번 2024시즌 들어 완전히 토종 에이스로 환골탈태했다.

임찬규가 7회 초 남기고 내려간 무사 1, 2루의 위기를 단 1실점으로 정리한 손주영 역시 팀의 승리에 큰 공헌을 했다. 무사만루의 위기 상황을 손주영은 땅볼과 2개의 탈삼진으로 틀어막으며, 살떨리는 승부처를 최고의 하이라이트로 탈바꿈시켰다. 8회 초까지 마운드를 지킨 손주영이 5차전 데일리 MVP를 가져갔다.

LG는 5차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가져가며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 지었다. 2022년 이후 2년 만의 PO행이다. 하루 휴식을 거친 이후 13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PO 1차전을 치를 예정이다.

'벼랑 끝 승부' 5차전 경기 리뷰

LG는 5차전에 들어서며 라인업에 변화를 주었다. 4차전까지 무안타로 침묵한 문보경을 6번으로 내렸고, 타격감이 좋은 오지환과 김현수를 각각 4번과 5번에 배치했다. 햄스트링 이슈로 수비에 어려움을 겪는 문성주를 지명타자로 출장시켰고, 대신 김현수가 좌익수에 들어섰다.

양 팀의 선발 맞대결은 임찬규(LG)와 엄상백(kt)으로 2차전의 리매치였다.

벼랑 끝 매치에서 선취점의 주인공은 LG였다. 1회 말 1사에서 신민재가 안타를 뽑아냈고, 타점왕 오스틴이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2루타를 때려내며 1-0으로 리드를 잡았다. 이어서 김현수도 2루타를 쳐내 점수는 2-0이 됐다.

LG는 수비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였다. 2회 초 선두타자 강백호가 우익수 오른쪽으로 깊은 안타를 때려냈다. 장타 코스였기에 강백호는 2루를 향해 달렸다. 그러나 좋은 어깨를 가진 홍창기가 곧바로 2루에 송구했고, 강백호는 2루로 가던 도중 아웃되고 말았다.

엄상백이 3회 말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볼넷을 허용하자, 이강철 kt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kt의 마운드에는 손동현이 올라왔다. 1사 1루 상황에서 1루 주자 신민재가 도루에 성공했고, 동시에 포수 장성우의 실책이 겹쳐 주자가 3루까지 진루했다. 후속 타자 오스틴이 좌익수 방면으로 큰 타구를 띄워 희생플라이 타점을 얻어내며 LG가 3-0으로 1점 더 달아났다.

LG의 선발투수 임찬규는 6회까지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는, 가장 중요한 큰 경기에서 그는 자신이 이제는 정말 '믿을맨'임을 증명해 냈다.

7회 초, 무사 1, 2루의 위기 상황에서 손주영이 올라왔다. 몸을 풀 시간을 벌지 못해 영점을 잡지 못했다. 첫 타자에게 볼넷을 내줘 무사만루가 됐다. 그러나 '빅 게임 피처' 손주영의 진가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발휘됐다. 타석에 들어선 배정대를 땅볼 아웃으로, 이어서 2타자를 연속으로 탈삼진 처리하며 1실점 만으로 틀어막았다.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7회 초 2사 1, 3루 LG 손주영이 kt 오윤석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포효하고 있다.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5차전 LG 트윈스와 kt wiz의 경기. 7회 초 2사 1, 3루 LG 손주영이 kt 오윤석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포효하고 있다.연합뉴스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하는 kt는 또다시 고영표를 마운드에 올렸다. 1사 상황에서 그를 상대로 박해민의 안타가 나왔고, 도루 성공과 포수 실책이 겹쳐 박해민이 3루를 밟았다. 이어 문성주의 안타가 터져 4:1로 LG가 달아났다.

손주영이 계속해서 마운드를 지키며 kt의 길목을 가로막았고, 9회 초 바톤을 넘겨받은 에르난데스가 삼진과 병살타로 이닝을 종료하며 4:1로 LG가 준PO 5차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LG 트윈스의 준PO 승리 비결

큰 우려를 낳았던 염경엽 LG 감독의 투수 '변칙 기용'은 대성공을 거뒀다. 정규시즌 중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던 투수들(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손주영)을 불펜으로 활용한다는 그의 계획은 많은 의구심을 샀다. 그러나 두 투수는 눈부신 활약을 펼쳤고, 그에 힘입어 LG는 PO에 진출하게 됐다. 에르난데스는 7.1이닝 10탈삼진 0실점 평균자책점 '0'으로 완벽한 가을 소방수 역할을 했다. 손주영 역시 무실점 완벽투를 보여주며 준PO 3차전과 5차전에서 데일리 MVP를 가져갔다.

그들이 활약할 기반을 다져놓은 것은 역시 선발투수 임찬규다. 11과 1/3이닝 동안 단 2실점밖에 하지 않으며, '가을 바보'라는 오명을 완전히 씻어냈다.

염 감독의 '골고루 강한 타선' 전략 역시 성공했다. 9번으로 배치된 문성주는 타율 0.375로 시리즈 동안 크게 활약했다.

'경엽볼'로 불리는 염 감독의 뛰는 야구 역시 가을에 빛을 발했다. 신민재, 박해민과 대주자들을 필두로 펼친 도루 작전은 득점권 상황을 창출했을 뿐만 아니라, 상대 배터리를 흔드는 부가 효과까지 얻어냈다. 2루수 신민재는 이번 준PO 동안 총 5개의 도루를 성공시켜 준PO 개인 최다 도루 신기록을 세웠다. 더불어 LG는 시리즈 동안 총 12개의 도루를 기록해 준PO 팀 최다 도루 신기록을 경신했다.

마법사들의 돌풍은 준PO까지... kt의 마침표

kt는 이강철 감독의 노련한 투수 교체와 선수들의 집중력을 바탕으로 'kt 매직'을 이뤄냈다. 5위 팀으로서 최초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업셋을 성공시키며 준PO에 진출했고, 3위 팀 LG를 5차전까지 밀어붙였다. 그만큼 보여준 것이 많은 이번 가을이지만, 분명 아쉬움도 남는다.

LG의 '경엽볼'을 전혀 저지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준PO 기간 동안 LG의 주자들은 총 14번 도루를 시도했고, kt의 배터리가 2번을 제외하고 모두 도루를 허용해 팀의 도루저지율은 14.2%에 그쳤다. 주자를 신경 쓰는 과정에서 많은 실책이 나왔기에 더욱 아쉽다. 시리즈가 진행될수록 늘어난 실책도 내년 시즌 풀어야 할 숙제다.

허나 kt는 2024시즌 가을, 마법을 뛰어넘은 '기적'을 보여줬다. 포스트시즌 동안 보여준 돌아온 소형준의 퍼포먼스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팬들의 걱정을 산 강백호 역시 완벽히 부활했다. 2025시즌, kt는 어쩌면 더 크고 높은 기적을 보여줄지도 모른다.

트윈스가 PO에서 풀어야 할 숙제

임찬규를 제외하면 선발진이 여전히 부진하다. 1선발 엔스는 준PO에서 등판한 경기마다 LG가 패배했고, 최원태도 믿음직스러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계속해서 불펜에 과하게 의존한다면 LG의 투수 운용은 PO에서 삐그덕거릴 확률이 높다.

주전 3루수 문보경의 부활도 절실하다. 5차전에서 드디어 이번 PS 첫 안타가 터져 나왔으나, 감을 찾았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를 대체할 선수가 LG에게 마땅히 없는 만큼, 문보경이 살아나야 한다.

불펜진의 체력 안배는 LG에게 주어진 가장 큰 과제다. 준PO에서 '확실한 카드'로 활약한 에르난데스는 준PO 5차전 동안, 한 경기도 빠지지 않고 모두 등판했다. 만일 13일 PO 1차전에서 접전이 펼쳐진다면 에르난데스가 또다시 등판할 확률이 높으며, LG로서는 그 그림을 막는 것이 좋다. 타자들이 확실하게 점수를 내줘야 한다.

LG는 하루 휴식을 취하고 13일 정규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와 대구에서 맞붙는다. 양 팀은 2002년 한국시리즈 이후 22년 만에 가을에서 만난다.

PO 1차전 선발투수 맞대결은 원태인(삼성)과 최원태(LG)로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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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야구 기사를 포스팅하는 시민 스포츠기자입니다. LG 트윈스 위주로 프로야구 기사를 작성하고, 고교야구를 중심으로 아마추어 야구를 취재합니다. 팬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구단과 선수의 진심과 정확한 팩트를 전해드리겠습니다. 시, 소설, 영화 중심의 문화/문학 기사도 송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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