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에 온 순재는 은퇴한 경찰견 소피를 잠시 돌봐주다 소피의 말을 알아듣게 된다.
KBS
순재(이순재)는 깐깐하기로 소문난 배우다. 같은 드라마에 캐스팅된 인기 배우 현타(남윤수)는 순재와 함께 연기할 수 없다고 선언하고, PD는 대세 배우 현타의 손을 들어준다. 젊은 주연 배우의 반대로 드라마에서 하차하게 된 순재는 소변을 급히 해결하다 사람들 눈에 띄고 만다. 그런데 하필이면 순재가 소변을 해결한 장소가 현타의 차다. 그렇게 순재는 대중들의 비난 섞인 시선을 한 몸에 받으며 소속사 사장 철석(이종혁)의 명에 따라 거제도의 별장으로 내려간다.
이 과정에서 순재는 "내가 왜 집에 틀어박혀 있어? (...) 나 이순재야. 이보다 더한 것도 겪었어!"(1회)라고 큰소리치며 당당한 척 행동한다. 하지만, 1회 영화사 미팅을 위해 카페에 들어서는 장면에서 묘사됐듯, 순재의 마음은 자신을 비난하는 것 같은 대중들의 시선에 잔뜩 움츠러든다. 이런 순재가 호통을 치며 타인을 대하는 건 드라마에서 하차당하고, 소변조차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자신의 위축된 모습에 대한 방어였을 것이다. 나이 들고 취약해진 모습을 '강함'으로 가리고 싶었을 테다. 이런 순재 곁을 사람들은 하나둘 떠나간다. 순재는 자신의 나약한 모습을 감추며 혼자 고립된다.
그런데 홀로 된 순재를 돕기 위해 친구들이 허락도 없이 찾아온다. 라이벌 배우 용건(김용건), 전성기를 함께 했던 드라마 작가 수정(예수정), 분장사 옥숙(송옥숙), 조명기사 채무(임채무) 4인방이 바로 이들. 이들은 아무 말 없이 순재의 거실을 차지하고 앉아 순재가 "돌아가라"고 화를 내도 물러서지 않는다. 대신 별장 마당서 바비큐 파티를 하고, 음식을 만들어 먹고, 소소한 이야기들을 나누면서 순재 곁을 지킨다.
하지만 노년들끼리 모여 있으면서 '웃픈' 일들도 발생한다.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지만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의 키오스크 앞에서 머뭇거리다 먹기를 포기하고(2회), 무인 햄버거 가게에서도 주문하지 못해 당황한다(2회). 삐걱거리는 몸은 늘 작은 실수들을 반복하고, 이들의 일상은 느릿느릿 흘러간다. 이는 실제 노년기 일상의 불편함을 잘 보여주는 것들이었다.
서로 돌보는 노년의 친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