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아는 이번 컵대회 조별리그에서 김연경에 이어 국내선수 득점 2위를 기록했다.
한국배구연맹
선수단을 재정비한 페퍼저축은행은 일본에서 전지훈련을 하면서 컵대회를 준비했다. 이번 컵대회는 V리그 개막을 약 3주 앞두고 열리면서 외국인 선수와 아시아쿼터 선수들의 출전이 허용됐고 국가대표 차출도 없어 모든 구단이 '완전체 전력'으로 대회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따라서 페퍼저축은행 역시 새로 합류한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새로 구성한 팀의 전력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페퍼저축은행은 컵대회 첫 경기부터 V리그 우승팀 현대건설을 만났다. 페퍼저축은행은 현대건설과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세트스코어 2-3으로 아쉽게 패했다. 특히 2,3세트는 2점차로 승부가 났을 정도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페퍼저축은행은 1일 도로공사를 상대로도 한 세트를 따내며 선전했고 0-3으로 패했던 GS칼텍스전에서도 매 세트 20득점 이상 기록하며 쉽게 물러나지 않았다.
이번 컵대회에서 페퍼저축은행의 가장 큰 수확은 '클러치박' 박정아의 부활을 확인한 것이다. 지난 시즌 32.68%의 성공률(12위)로 468득점(11위)을 기록했던 박정아는 이번 컵대회 3경기에서 35.04%의 성공률로 56득점을 기록하며 토종에이스로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세트당 1.08개의 블로킹과 58.33%의 속공 성공률로 2개 부문 1위에 오른 아시아쿼터 1순위 장위가 보여준 높이의 위력도 대단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무엇보다 페퍼저축은행의 주공격수 역할을 해줘야 할 외국인 선수 자비치가 컵대회 3경기에서 31.06%의 성공률로 47득점에 그친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특히 자비치는 GS칼텍스와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21.43%의 성공률로 단 4득점에 그친 후 2세트 중반 박경현과 교체됐다. 페퍼저축은행이 V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려면 자비치의 기복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
사실 페퍼저축은행은 이번 컵대회에서 이원정 세터와 아웃사이드히터 이한비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했다. 컵대회에 출전한 멤버들은 장소연 감독이 구상한 '완전체'가 아니었다는 뜻이다. 물론 이원정과 이한비가 가세한다고 페퍼저축은행의 전력이 비약적으로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하지만 컵대회에서 보여준 가능성에 아직 더할 전력이 남았다는 것은 페퍼저축은행에겐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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