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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보경-김현수 살아나야 할 LG, 벤자민에 운명걸린 KT

무조건 이겨야 하는 3차전, KT는 좌완 웨스 벤자민-LG는 우완 최원태 선발 예고

24.10.07 16:29최종업데이트24.10.07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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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와 KT 위즈가 프로야구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1승 1패로 팽팽한 균형을 이룬 가운데 3차전을 앞두고 있다. 두 팀은 8일부터 KT의 홈인 수원으로 무대를 옮겨 KT위즈파크에서 2연전을 치른다.

지난 5일 잠실서 열린 1차전에서는 KT가 3-2로 승리하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6일 2차전에서는 타선이 폭발한 LG가 7-2로 설욕하며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역대 5전 3선승제 준PO에서 두 팀이 1승1패로 3차전을 치른 적은 총 6차례가 있었다. 이 중 3차전을 승리 팀이 6번 모두 예외없이 PO 진출 티켓을 획득한 바 있다. 기세 싸움인 포스트시즌에서 3차전의 비중을 잘 보여준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3차전에서 KT는 좌완 웨스 벤자민, LG는 우완 최원태를 각각 선발로 예고했다. 벤자민은 올해 정규리그에서 11승 8패, 평균자책점 4.63을 기록했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지난 3일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의 완벽투로 준PO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좌타자가 많은 LG를 상대로는 올시즌 4경기 1승 1패 ERA 1.93, 통산 5승 2패 ERA 1.66으로 호투한 바 있다.

사실 KT의 선발 로테이션상으로는 지난 2일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 선발이었던 쿠에바스가 나설 차례였다. 하지만 이강철 감독은 LG에 4패 평균자책점 9.00(43이닝 43자책)으로 몹시 약했던 쿠에바스보다는, '천적'이라고 할만큼 강한 면모를 보였던 벤자민의 상성을 고려하여 일찌감치 3차전 선발로 낙점했다.

벤자민이 나흘 휴식만의 등판이라는 게 변수지만, KT로서는 벤자민의 호투로 3차전을 잡게 된다면 4차전에서는 쿠에바스에 이어, 김민수, 손동현, 소형준, 박영현 등 불펜 총력전으로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2차전 패배로 연승 흐름이 한번 끊겼지만 KT는 고난의 여정을 거쳐 마침내 홈팬들 앞에서 올해 첫 가을야구 경기를 펼치게 됐다.

이에 맞서는 LG 선발 최원태는 올해 정규시즌 9승 7패 평균자책점 4.26을 기록했다. KT전 전적도 3경기 2승 자책점 3.50으로 준수하다. 특히 최원태는 지난해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KT를 상대로 부진한 투구 끝에 1이닝 만에 강판당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결과적으로 팀은 우승을 차지하기는 했지만, 시즌중반 트레이드를 통하여 '우승청부사'로 합류했던 최원태로서는 자기 몫을 하지 못했다는 마음의 빚으로 남았다. LG에서 두 번째 가을야구 무대인 이번 3차전은 명예회복을 위한 절호의 기회다.

LG는 포스트시즌에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깜짝 구원 등판으로 불펜 운용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도 호재로 꼽힌다. 지난해보다 중간계투 전력이 약해진 LG는 1,2차전에서 KT를 상대로 그나마 필승조 소모를 최소화하고 3차전에서 적극적인 불펜데이 총력전을 펼칠 수 있게 됐다.

앞선 2경기에서 투구수가 많았던 에르난데스가 3차전에서는 휴식을 취할 가능성이 많지만 손주영이라는 또 다른 카드도 있다. LG로서는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도 KT를 상대로 1차전을 내주고 내리 4연승으로 역스윕을 달성했던 좋은 기억이 있기에, KT 원정 경기에 대한 두려움은 없다.

다만 두 팀 모두 3차전에서 각각의 아킬레스건이 존재한다. LG는 타선의 주축인 4번타자 문보경과 베테랑 김현수의 부진이 걱정거리다. LG는 준PO 1차전서 5안타 빈공에 허덕였으나, 2차전에서 신민재, 오지환, 문성주 등이 살아나며 10안타 7득점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하지만 문보경과 김현수는 2경기 내내 나란히 8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고 있다.

문보경은 올 시즌 후반기부터 팀의 4번을 책임지며 정규리그에서 144게임 전 경기 출장가 타율 .301 22홈런 101타점. 156안타의 커리어하이를 달성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471 1홈런 4타점의 맹타로 우승에 기여하기도 했다. 김현수는 정규시즌에는 타율 .294 8홈런 69타점을 올렸다. 어느덧 기량은 전성기에서 내려오며 하위타순으로 내려왔지만, 팀내에서 가을야구와 빅매치 경험이 가장 풍부한 김현수의 비중은 여전히 LG 타선에서 가볍지 않다.

염경엽 LG 감독은 문보경과 김현수의 2경기 연속 동반 부진에도 불구하고 타선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을 시사했다. 염 감독이 9번타자로 깜짝 기용된 문성주 역시 첫 경기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지만 2차전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 1도루로 부활하며 사령탑의 '믿음의 야구'에 부응한 바 있다.

KT는 역시'실책'이 가장 큰 불안요소다. 정규시즌 종료 후 충분한 휴식을 취한 LG에 비하여 5위 결정전부터 3경기를 더 치르고 올라온 KT는 준PO에 접어들며 체력적 부담 때문인지 선수들의 실책이 속출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5위팀이 4위팀을 제압한 두산 베어스를 누른 와일드카드 1~2차전에서 KT는 단 1개의 실책밖에 기록하지 않았다. 하지만 LG와의 준PO에서 2경기만에 벌써 5개의 실책이 쏟아졌다.

KT는 승리한 1차전에서도 6회 장성우가 도루 저지과정에서 송구 실책으로 한 점을 내주며 경기를 어렵게 풀어간 바 있다. 또한 2차전에서는 내외야 할 것 없이 무려 한 경기에서 4개의 실책을 저지르며 사실상 자멸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경기 초반에 선취점을 얻으며 좋은 분위기였는데 뼈아픈 실책 때문에 경기의 흐름이 바뀌었다"고 아쉬워하기도 했다. 만일 3차전에서도 불안한 수비가 이어진다면 KT로서는 경기를 풀어가기가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다.

단기전에서 모든 선수가 활약할 수는 없다. 누군가 빛나는 선수가 나오면, 누군가는 부진하기 마련이다. 시리즈의 분수령이 될 3차전에서 주인공으로 등극할 히어로와 빌런은 과연 누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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