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커:폴리 아 되> 스틸컷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욕을 먹을 수밖에 없지만, 피하지도 않았다
영화는 관객들이 조커라는 상징에 집착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커의 가면 뒤에 숨은 인간 아서 플렉의 이야기만을 집중해서 포착한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건 분명해 보인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조커'는 없다. 대중이 찾던 광대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조커는 대중의 기대 속에만 존재하는 허상일 뿐이다'라고 말이다.
토드 필립스는 조커라는 상징을 해체한다. 이는 철저히 관객의 기대를 배반하는 작업이다. 전편이 '조커'의 기원과 탄생을 그렸다면, 속편은 그렇게 우상화된 상징을 환상에서 끄집어내려 해체하고 가면 뒤의 초라한 인간을 현실에 안착시키는 영화다. 혼돈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DC코믹스의 빌런이 탄생한 걸 지켜본 관객들은 속편에서 그의 불러올 또다른 혼란을 기대했을 테지만, 관객은 조커가 사라져가는 과정을 목격할 뿐이다.
<조커: 폴리 아 되>에는 조커가 없다. 우리는 아서라는 평범한 인간을 마주할 뿐이다. 그 인간은 대중이 원하던 혼돈의 상징도, 악당도 아니다. 그저 사랑을 갈구하다 무너져가는 인간일 뿐이다. 토드 필립스는 혼돈의 상징에 지나치게 몰입한 인간들에게 그저 '환상 속 그림자'일 뿐이라고 확실하게 명시하며, 몰락하는 평범한 인간의 초상을 응시한다. 흥행이 보장된 TV쇼의 문을 스스로 닫아버리는 이의 심정을 조금은 이해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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