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사상 최초로 뒤집기에 성공했다.
kt는 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서 선발 웨스 벤자민의 역투와 강백호의 결승타를 앞세워 두산 베어스를 1-0으로 이겼다.
전날 1차전 4-0 승리에 이어 2차전까지 잡은 kt는 2015년 정규리그 4위와 5위가 맞붙는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도입된 이래 처음으로 5위가 4위를 꺾으며 새 역사를 썼다.
반면에 지난해 5위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섰으나 4위 NC 다이노스에 패해 한 경기 만에 포스트시즌을 마쳤던 두산은 올해는 훨씬 유리했으나 힘없이 2연패를 당하며 탈락했다.
강백호 적시타 한 방에 무너진 두산
▲ 프로야구 kt wiz 외국인 투수 웨스 벤자민이 투구하고 있다 ⓒ kt wiz
kt는 1회 멜 로하스 주니어가 내야 안타를 치고 두산 3루수 허경민의 송구 실책을 틈타 2루까지 나아갔다.
그러나 두산이 스리피트 라인 위반에 대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판독 결과 로하스가 1루수 글러브를 건드리면서 수비 방해로 아웃됐다. kt 이강철 감독이 거칠게 항의했으나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이날은 치열한 투수전이었다. kt 벤자민은 3회 1사 첫 안타를 맞을 때까지 경기 시작부터 7명의 타자를 연속으로 막아냈다. 두산 최승용도 숱한 위기를 극복하며 4회 2사까지 무실점으로 버텼다.
승부는 6회가 돼서야 기울어졌다. kt는 선두 타자 로하스가 좌전 2루타를 터뜨리자 장성우가 큼지막한 우익수 뜬공으로 로하스를 3루에 보냈다. 곧이어 타석에 들어선 강백호가 두산의 구원투수 이병헌을 상대로 좌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0의 균형을 깨뜨렸다.
두산도 기회가 없던 것은 아니었다. 5회 양석환의 좌전 안타와 강승호의 내야 땅볼로 1사 2루를 만들었으나 허경민의 안타 때 3루를 돌아 홈으로 파고들던 양석환이 kt 좌익수 로하스의 정확한 송구에 잡히면서 추격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kt는 귀한 선취점을 끝까지 지켜냈다. 벤자민이 삼진 6개를 곁들여 7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고영표와 박영현이 1이닝씩 책임지며 짜릿한 1-0 승리를 확정 지었다.
벤자민 던지고, 강백호 치고... kt '가을 마법'
▲ 프로야구 kt wiz 타자 강백호가 타격하고 있다 ⓒ kt wiz
kt는 1차전 윌리엄 쿠에바스에 이어 2차전에서도 벤자민이 역투하면서 외국인 선발의 활약에 웃었다.
특히 벤자민의 역투는 놀라운 반전이다. 9월 이후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0.80으로 심각한 부진에 시달리던 벤자민은 포스트시즌에서 불펜 전환을 논의할 정도로 kt의 불안 요소였다.
하지만 이강철 kt 감독은 벤자민을 믿었다. 선발로 나선 벤자민은 7이닝 무실점으로 마운드를 지켰다. 쿠에바스와 벤자민의 활약에 밀린 두산은 와일드카드 결정 1, 2차전에서 한 점도 올리지 못하면서 팀 완봉패의 굴욕을 당했다.
벤자민이 마운드를 지켰다면 타선에서의 해결사는 강백호였다. 6회 득점권 찬스에서 적시타를 터뜨린 강백호는 결승 타점의 주인공이 됐다.
전날 1차전에서 3타수 2안타 1볼넷 1타점에 이어 2차전에서도 4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한 강백호는 양 팀 통틀어 이번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에서 모두 멀티 히트를 기록한 유일한 타자다.
지난해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옆구리 근육이 파열되며 활약하지 못한 강백호는 올 시즌 '천재 타자'라는 이름값에 걸맞은 활약으로 가을야구를 만끽하고 있다.
kt는 5일부터 정규리그 3위 LG 트윈스와 5전 3승제의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LG에 패하며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던 kt로서는 1년 만에 리턴매치가 성사됐다.
거침없는 연승으로 마법을 부리고 있는 kt가 과연 LG까지 물리치고 패배를 설욕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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