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와 kt wiz의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이 서울종합운동장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로하스의 역전 쓰리런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에 성공한 kt의 기세가 멈출 줄 모른다. 1경기만 지거나 비겨도 그대로 포스트시즌에서 탈락하는 5위기 때문에 kt에게 '짧은 가을'이 예상됐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렇지 않았다.
균형은 경기가 개시된 직후 곧바로 무너졌다. 1회 초, 두산의 선발투수 곽빈이 선두타자 김민혁을 볼넷으로 출루시키고 이어 4타자에게 연속으로 안타를 허용했다. 이번 정규시즌 kt를 상대로 평균자책점 1.51의 극강의 모습을 보여준 곽빈이었기에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 순식간에 3점의 간격이 벌어졌다.
오윤석이 희생번트로 물러났고 황재균을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8번 타자 배정대에게 적시타를 허용해 스코어는 4:0으로 kt가 크게 앞서 나갔다. 배정대의 안타 때 2루 주자 오재일이 홈을 노리다 아웃되어 이닝이 종료된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였다.
두산은 1회 말, 곧바로 반격을 시도했다. 선두타자 정수빈이 번트 안타를 만들어 내며 출루했고, 이어서 김재호가 안타를 때려내며 무사 1, 2루가 됐다. 그러나 이어진 3타자가 모두 범타로 물러나며 두산으로서는 아쉽게 이닝이 끝나게 됐다.
1회에만 4점을 내준 곽빈은 2회 초에도 선두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더는 기다려주지 않았다. 벤치는 곧바로 곽빈을 내리고, 1회부터 몸을 풀던 발라조빅을 등판시켰다.
구원 투수로 등판한 발라조빅은 강력한 패스트볼을 앞세워 위력투를 선보였다. 발라조빅은 5회 초까지 4이닝 동안 1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kt의 타선을 꽁꽁 묶어놓았다.
그러나 kt 마운드에는 시리즈 1차전의 주인공이 올라와 있었다. kt의 선발투수 윌리엄 쿠에바스는 6이닝 동안 4피안타 9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의 타선을 완전히 얼려버렸다. 그는 6회 말까지 사사구를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았다. 쿠에바스는 본인이 극강의 가을 사나이임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두산도 애썼지만... kt 넘지 못했다
발라조빅과 쿠에바스가 마운드에 내려간 이후부터는 불펜전이 시작됐다. 두산은 6명의 투수로 4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지만, 타선이 kt의 투수진을 극복해내지 못했다. 두산은 7회 말 김민을 1/3 이닝 만에 내려보내는 것에는 성공했으나, 마운드를 넘겨받은 손동현을 상대로 1 2/3 이닝 동안 안타를 1개도 뽑아내지 못하며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9회에는 5위 결정전에 이어 다시 한번 박영현이 등판했다. 2사 1루 상황에서 허경민이 2루타를 뽑아내 2, 3루 상황이 되었지만, 양의지의 타석에 대타로 나온 여동건이 삼구삼진으로 아웃되면서 4:0의 스코어로 경기가 종료됐다.
게임의 승패는 초반에 결정됐다. 곽빈이 1회부터 크게 무너졌고, 두산 벤치는 신속하게 움직였지만 이미 늦은 후였다. 7명의 투수가 무실점으로 kt의 타선을 버텨냈지만 4점의 격차는 두산에게 컸다. 두산의 타자들은 kt의 투수진에게 1점도 뽑아내지 못했다. 반면 kt는 흔들리는 곽빈을 상대로 4점이라는 큰 점수를 얻어냈고, 좋은 수비와 투수들의 호투로 그것을 유지하는 것에 성공했다.
두산은 선발투수로 기용할 수 있는 투수를 셋(곽빈, 발라조빅, 최원준)이나 투입한 것이 실책이 됐다. 더 이상의 실점을 막기 위한 조치였지만, 경기를 패배하고 2차전을 앞둔 현재 시점에서는 뼈아프다.
kt는 한층 여유가 생겼다. 5위 결정전에 투수 소모가 극심했지만 1차전을 4명의 투수로 정리하면서 휴식 시간을 챙겼다.
3일 있을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의 선발 매치업은 최승용(두산)과 벤자민(kt)로 예고됐다.
쿠에바스는 경기 종료 직후 중계진의 카메라를 향해 검지를 올려 보였다. 말 그대로 '1경기 더'라는 의미다. 그의 호투에 힘입어 팀은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게 됐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