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서 선수들이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화의 2024년은 명암이 극명하게 교체하는 시즌이었다.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에 거는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독수리 군단의 상징이었던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11년간의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8년 총액 170억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으로 한화에 입단하며 KBO에 복귀했다. 여기에 안치홍, 이재원, 김강민 등 경험 많은 베테랑들을 대거 영입했다.
또한 한화 세대교체의 중심으로 지난 시즌 리그 정상급 선수이자 국가대표로 성장한 문동주와 노시환이 건재했다. 작년 준수한 활약을 보여준 외국인 투수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와 모두 재계약을 맺었고, 새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의 기량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많은 전문가와 야구팬들이 올해야말로 한화가 가을야구를 노릴 수 있는 적기로 평가했다.
한화는 개막 10경기에서 8승 2패의 놀라운 상승세를 이어가며 기대가 현실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한화의 상승세는 오래 가지 못했다. 토종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줄 것으로 기대했던 김민우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류현진(10승 8패 자책점 3.87, 158.1이닝)은 시즌 초반 달라진 KBO리그 적응에 애를 먹으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문동주(7승 7패, 자책점 5.17, 111.1이닝)는 극심한 기복을 드러내며 두 번이나 2군을 다녀오는 등 성장통을 겪었고 시즌 막바지에는 부상으로 이탈했다. 노시환(.272 24홈런 89타점)과 채은성(.271 20홈런 83타점) 등 중심타자들도 기대에 걸맞은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했다.
외국인 선수 기대했는데...
외국인 선수복도 따르지 않았다. 외인 원투퍼니로 기대한 페냐와 산체스가 모두 부상과 부진에 허덕이다가 시즌을 완주하지 못하고 짐을 쌌다. 대체 선수인 와이스와 바리아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시즌 초반 엄청난 활약을 보이던 페라자는 시즌 중반 부상과 슬럼프를 겪은 후 갈수록 성적이 하락하며 타율.275 24홈런 70타점에 그쳤다.
한화는 4월 한 달간 6월 17패라는 최악의 성적표를 찍으며 단숨에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5월에는 한때 최하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결국 한화는 5월 27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물어 최원호 감독과 박찬혁 대표이사가 물러나고, 백전노장인 김경문 감독을 영입했다. 현역 최고령 사령탑이 된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KBO리그에는 6년 만의 현장 복귀였다.
김경문 체제에서도 한화는 롤러코스터를 거듭했다. 김경문 감독은 고령과 현장 공백에 대한 우려를 감안하면 선방했으나, 그렇다고 한화의 성적이 급상승하는 드라마틱한 반전도 없었다.
한화는 7월에는 한때 7연패를 당하며 다시 공동 최하위(공동 9위)로 추락했다가 연패를 끊자마자 리그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7연승을 내달리기도 했다. 8월에는 한때 5강권과의 격차를 1게임까지 좁히며 바짝 추격했으나 역시 막바지에 문동주의 부상이탈로 인한 선발진 붕괴, 타선의 동반 침체가 뼈아팠다. 9월 들어 5연패 한 차례를 포함한 9승 13패에 그치며 5강권과의 격차를 더 이상 좁히는 데 실패했다.
김경문 감독 부임 전 57경기에서 24승 1무 32패 승률 .429로 8위를 기록했던 한화는, 김경문 감독 체제에서 87경기 42승 1무 44패1무 .488로 승률을 반등했으나 역시 5할에는 실패했다. 올 시즌 한화는 역전승을 26승으로 리그에서 가장 적은 반면, 역전패는 34번으로 리그에서 4번째로 많을 만큼 어려운 경기를 뒤집는 힘이 부족했다.
또한 한화는 올 시즌 팀 타율 8위(.270), 팀 평균자책점 6위(4.98)에 그치며 공수 주요 부문에서 홀드(68개)를 제외하고 상위 5위권 이내에 든 팀 기록이 하나도 없었다. 한화는 올 시즌 규정타석을 채운 3할타자가 전무했다. 최대 강점으로 꼽혔던 선발진도 규정이닝을 모두 채우고 두 자릿수 승리를 달성한 투수는 모두 최고참인 류현진 단 한 명뿐이었다.
한화의 신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