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흑백요리사' 포스터
넷플릭스
영화 팬들 사이에는 '또경영'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영화배우 이경영씨가 다수의 영화에 출연하자, 팬들 사이의 '또 이경영이야?'라는 반응이 만든 신조어다. 그런 의미로 이번 예능도 '또(백)종원'이었다. 정말 웬만한 음식 예능에 모두 출연하는 백종원 대표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출연했다.
필자는 예능인 '백주부'는 좋아한다. 그가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중화풍 오이계란볶음은 우리 집 식탁이 변변치 않을 때 뚝딱 만들어 낼 수 있는 요긴한 반찬이다.
하지만, 그가 TV에 막 데뷔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변치 않는 생각이 있다. 기업인 백종원 대표에 대한 우려다. 그는 아주 특수한 영역에서만 사용하는 재화를 생산하는 기업인이 아니다. 그는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접할 수 있는 프랜차이즈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인이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니다. 해당 업계에서도 굉장히 드문, 20-30여 개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성인들만이 즐길 수 있는 술집부터 아이들 간식까지 다 취급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런 기업의 대표가 공중파와 케이블 TV, 그리고 이제는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을 도배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들과의 송사, 구설에 휩싸였다. 또 프랜차이즈 기업이 입성하기 정말 어렵다는 주식시장 상장도 추진하고 있다. 이렇게 경제적 이해관계에 밀접한 당사자를, 그 이미지가 포장되거나 과장될 수 있는 여지가 분명한 예능 방송에 많이 노출하는 것이 우려스럽다.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고민 없이 오로지 흥행을 위해 특정 기업인을 집요하게 활용하는 미디어, 그리고 이 상황을 최대한 이용하는 기업인의 태도가 '공정'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다. 최재천 이화여대 석좌교수의 "공정은, 공평이 양심을 만날 때 만들어진다"는 말을 곱씹어 봐야 할 듯싶다.
정리하면, 백종원 대표라는 불편한 요소에도 이번 프로그램은 분명 성공한 듯하다. 기획의 핵심인 흥행은 물론, 벌써 블로그와 SNS에 등장 요리사들의 음식점이 다수 공유되며 너도 나도 '가 보겠다'는 글들이 올라오는 걸 보면, 출연 요리사들 또한 소기의 목적을 이룬 것 같다.
요리사 향한 애정은 그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