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김도영의 투구 코스별 헛스윙 비율 분포도(출처: 스포키 기록실)
스포키
이처럼 스트라이크 존 밖으로 벗어나는 유인구에 대한 스윙 비율을 낮추고 상대적으로 타격하기 쉬운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는 투구를 더 많이 공략해 인플레이 타구 비율이 높아진 것이 올시즌 역대급 활약을 펼치게 된 가장 큰 이유다.
스트라이크 존 안으로 들어오는 공을 지속적으로 타격하게 되면서 김도영은 이전에 비해 이상적인 발사각도(8도~32도)의 타구를 꾸준히 쳐낼 수 있게 되었다. 그 뿐 아니라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하게 타구를 날리는 파워까지 갖추게 되며 정확성과 장타력 모두에서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냈다.
타격에서는 약점 없는 천재 타자, 수비 개선이 숙제
올시즌 거포로 변신한 김도영은 헛스윙 비율이 지난 시즌보다 상승해 리그 하위권 수준인 것을 제외하면 타석에서 이렇다 할 약점을 보이지 않는 완전체 타자로 성장했다.
또한 더 많은 안타와 볼넷을 기록하며 출루 기회가 늘어나자 자연스레 또다른 강점인 역대급 주루 능력을 활용할 기회도 늘어났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빠른 선수들과도 비교될 정도로 폭발적인 주루 능력을 갖춘 김도영은 데뷔 시즌 리그에서 가장 높은 주루사 비율(8%)을 기록하는 등 자신의 툴을 완벽히 활용하진 못했다. 하지만 2023시즌에는 높은 도루 성공률(86%)로 25개의 도루를 성공시켰고 주루사도 확 줄이면서 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올시즌에는 90% 이상의 도루 성공률과 함께 커리어하이인 39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면서 2015 테임즈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35-35 달성에 성공했다. 특히 후속 타자의 안타 상황에서 리그에서 가장 높은 30%의 추가 진루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명실상부 리그 최고 주자 중 하나로 입지를 굳혔다.
유일한 아쉬움은 불안한 수비 능력이다. 직전 시즌의 발전이 무색하게 3루 수비에 한해서는 올시즌 오히려 퇴보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유격수 출신답게 뛰어난 수비 범위를 자랑하며 수비 범위 득점 기여도에서는 +4.56점으로 리그 3루수들 가운데 상위권 수준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올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30개의 실책을 저질렀을 정도로 수비에서 불안한 모습이다.
수비 부담이 가장 큰 유격수 포지션에서도 상당히 안정적인 수비력을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도영인 만큼 수비 재능은 여전히 뛰어나다. 하지만 프로 입단 이후로는 학생 시절에도 맡아본 적 없었던 3루수 포지션에서 기복있는 모습을 보이며 재능만큼의 안정감은 보이지 못하고 있다.
프로 데뷔 후 처음 나서게 될 한국시리즈 무대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기본적인 수비의 중요성이 커진다. 김도영이 수비에서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한국시리즈 패권의 향배가 달라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