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N '역전다방' 유튜브 채널 갈무리
KFN
<역전다방>은 '역사와 전쟁을 다루는 방'이라는 의미를 가진 매주 화요일 저녁 8시에 방영되는 토크쇼다. 제목의 의미에서 보듯 이 프로그램은 전쟁을 역사적 시각에서 분석한다. MC와 네 명의 패널이 각자 전문 분야에 따라 의견을 내놓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안병억은 대구대학교 국제관계학과 교수다. 지난 8월에 합류했는데 최근에 다루는 주제인 프로이센과 독일 통일 과정에 관해 해박하다. 채승병은 물리학 박사이며 삼성경제연구소 소속 연구원이다. 무기나 장비를 과학으로 접근해 설명하고 전쟁사 덕후답게 전쟁과 그 과정을 심도 있게 분석한다.
이세환은 밀리터리 전문가이며 프리랜서 기자이다. '샤를의 군사연구소'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도 하는 그는 무기와 전술 체계 설명을 도맡고 있다. 심호섭은 육사 출신 현역 중령이며 육군사관학교 교수다. 일본에서 석사를,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딴 그는 방송 주제로 올라오는 전쟁의 맥과 흐름을 군사학자의 관점으로 짚어내며 설명한다.
MC인 허준의 역할도 중요하다. 네 명의 패널들이 전문가적 견지에 빠질 때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복잡한 흐름과 설명을 쉽게 정리하는 한편 시청자 관점에서 궁금한 점을 대신 전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역전다방>을 전쟁사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심도 있게 다루기 때문이다. 2021년 8월에 방송을 시작한 <역전다방>은 태평양전쟁을 첫 번째 소재로 삼았다. 그런데 태평양전쟁은 52회차에 걸쳐 방송됐다. 우리나라에서 태평양전쟁을 소재로 매주 한 편씩 50분 정도의 내용을 1년에 걸쳐 제작한 토크쇼는 없었을 것이다.
남북전쟁도 34회차에 걸쳐 방송됐다. 미국이 내전에 빠져들게 된 배경부터 주요 전투의 자세한 전개 과정, 그리고 남북전쟁 후 험난했던 통합 과정까지 심도 있게 다뤘다. 또한 미국이 군사 대국이 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남북전쟁에서 읽어내기도 했다.
한국전쟁은 지난해 10월부터 올 6월까지 44회에 걸쳐 방영됐다. 인천상륙작전 전개 과정만 8회에 걸쳐 분석했고 전쟁의 향방을 가른 주요 전투 또한 심도 있게 다뤘다.
<역전다방>을 밀리터리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는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한 전쟁사를 접할 수 있어서다. 과학자나 역사학자 관점에서, 때로는 현역 군인이나 밀리터리 마니아 관점에서 토론하는 <역전다방>은 전쟁사를 좋아하는 팬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물론 여느 지상파나 종편, 혹은 케이블의 기준과는 다르겠지만 충성도가 높은 건 분명해 보인다.
조회수와 다른 척도, 충성도
사실 국방방송 KFN은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방송국은 아니다. 케이블 채널에서도 후미진 곳에 배치돼 접근하기 쉽지는 않다. 그래도 위에서 소개한 두 프로그램은 시청자들의 충성도가 높다. 유튜브 덕분일 것이다.
다만 두 프로그램은 독자 채널이 아닌 KFN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다. 90만 구독자의 채널이고, 두 프로그램의 영상들은 10만에서 100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유튜브의 추세인 짧은 영상이 아니라 40분에서 50분 사이의 방송 분량을 고려하면 높은 조회수라 할 수 있다.
물론 전쟁과 무기는 흥미로 접근할 분야는 아니다. 이들 프로그램의 패널들은 간혹 자신들의 전쟁과 무기에 대한 소신을 밝히곤 한다. 전쟁은 권력과 부를 가진 이들의 이해관계 때문에 생기지만 희생자는 전선의 군인들과 힘없는 시민들이라고.
그러니 전쟁은 되도록 피하는 게 좋고 무기 또한 살상 도구가 아니라 생명을 지키는 보루로 쓰일 때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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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중반을 지나며 고향에 대해 다시 생각해봅니다. 내가 나고 자란 서울을 답사하며 얻은 성찰과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