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장면 갈무리
tvN
김예지는 "그동안의 성적을 보면 분명히 금메달을 따야 했는데 제가 큰 실수를 했다"고 아쉬워하면서도 그 실수 때문에 금메달을 못 딴 것뿐이지, 제 실력에는 변함이 없다"며 특유의 자존감을 잃지 않았다.
한편으로 올림픽에서 했던 발언 때문에 많은 비난을 듣기도 했다고. 많은 DM과 댓글로 '올림픽이 장난이냐'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나간 사람이 저런 말을 하냐"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김예지는"저는 '말의 힘'을 믿는다. 부정적인 말만 하면 내 기분도 부정적인 되니까. 긍정적인 말로 저 스스로를 달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예지는 어린 시절 부모님의 반대를 설득하며 사격을 시작했다. 사격의 매력에 대해서는 "몰입하기 시작하면 저밖에 없다. 지금 쏴야하는 총알만 생각한다. 총구에서 탄약이 나갈때의 반동, 제가 원하는 곳에 맞았을 때 쾌감이 정말 매력있다"라고 설명했다.
사격을 그만둘까 고민했던 순간도 많았다. 실업팀 입단 이후에는 돈을 받는 만큼 몫을 해내야 한다는 책임감과 긴장감에 슬럼프에 빠지기도 했다. 결국 실업팀을 그만두고 한때는 알바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개인적으로 시합을 뛰어야 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는 사격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김예지를 평범한 선수에서 월드클래스로 한 단계 발전시킨 결정적인 계기는 사랑하는 아이의 탄생이었다. 이전에 올림픽 출전에 큰 욕심이 없었다는 김예지는 27살에 아이를 낳고 나서 "나중에 아이가 엄마를 봤을 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책임감이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아기가 6개월 때부터 떼어 놓고 훈련을 시작했다. 매일 울면서 출근했었다. 자식을 두고 운동을 하러 나왔는데, 내가 여기서 대충 운동할 거면 뭐 하러 나왔지? 마음 아프게. 내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되려면, 정상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세계랭킹 1위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차근차근 기록이 오르다 보니 국가대표가 됐고, 올림픽도 나갈 수 있게 됐다.
연습벌레로 정평이 난 김예지는 전주에서 임실까지 왕복 90Km 거리를 오간다. 새벽에 기상해 두 시간 반, 자전거를 타고 사격장에 출근하는 걸 매일 했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이는 체력 강화 훈련을 겸해 김예지가 스스로 찾아낸 방식이었다. 고되고 힘들었을 여정에도 김예지는 "하겠다고 마음먹으면 무조건 한다"며 특유의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어느 날은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사고가 나서 부상을 입고 피를 흘리는 채로 기어코 출근한 일도 있었다고. 그럼에도 김예지는 오히려 "이렇게 할 수 있으면서 하지 않았던 내가 부끄러웠다. 그냥 그 자리에 안주하고 월급만 타던 지난날의 내가 부끄러웠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과거 자기 자신에게 전하고 싶은 말로 "그 따위로 총 쏠 거면 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고 했다.
김예지가 20년 만에 뒤늦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비결도 여기에서 찾을 수 있었다. 김예지는 "남들만큼 하는 건 노력이 아니다"라는 소신을 드러냈다. 가끔은 스스로를 지나치게 과하게 채찍질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도 김예지는 "내가 하겠다고 했으니까 해야지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가끔은 버겁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내 몸이 쉬고 있고 나태해져 있으니까 그런 생각이 드는구나 싶어서, 그럴 때일수록 쉬는 시간을 주지 않고 더 몸을 일으켜서 움직이려고 했다"며 자신만의 확고한 철학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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