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주 포크페스티벌' 총감독을 맡은 여행스케치 남준봉씨
파주도시관광공사
준봉 "개인적인 생각에는, 록 밴드지만 포크페스티벌에 참가했을 때만큼은 포크와 정말 잘 어울리는 편곡으로 그들만의 표현을 한다면, 그것도 하나의 돌파구가 되지 않을까. 트로트도 마찬가지다. '아니, 왜 트로트 가수가 여기에 나와'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이 좋아하는 트로트 음악을 포크의 편곡 기법으로 표현한다면, 그것 역시 하나의 돌파구가 될 것이다. 이런 것을 잘 조화시키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생각들을 지켜 나가면서 적절하게 혼합하면, 조금 더 재밌고 페스티벌다운 축제가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 그럼, 13회를 맞은 올해 파주 포크페스티벌은 어떻게 새로워지는 건가?
루카 "지금까지 (한국) 포크 음악의 역사는 선명하지 않았다. 올해부터라도 '포크의 전당'을 통해 선배님들 한 분 한 분을 재조명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보려고 한다. 아카이브 같은 느낌이다. 선배님 중에서 포크에 대해 재해석 될 수 있는 분들, 또 리마인드 할 수 있는 분들을 매년 한 분씩 '파주 포크 명예의 전당'에 선정하는 형태다. 포크를 재해석하고, 또 후배들도 선배들의 음악을 통해서 협업하면, 재미도 있고 의미도 있을 거다."
준봉 "'RE : FOLK'라는 주제에 복합적으로 담겨 있다. 진정한 의미의 포크를 되살리고 싶다. 예전에 포크 음악을 했던 선배님들, 또 (포크 음악을) 지켜 나가는 우리들, 앞으로 이런 것들을 받아서 해나갈 친구(후배)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축제다운 축제를 즐길 수 있는 무대를 만들려고 한다. 대한민국 포크 음악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선배님들한테 (무대를) 헌정하면서 후배들에게 그런 음악을 소개해 줄 수 있는 자연스러운 교두보 역할이 될 수도 있다.
'RE : FOLK', 헌정, 후배들과의 협업, 이 세 가지 주제에 맞춰서 관객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가 파주 포크페스티벌의 정체성이라고 생각하고, 그런 방향으로 계승해서 발전시켜 가면 좋겠다."
- 포크의 역사와 정체성을 재정립한다면,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추모도 포함되나?
루카 "할 것이다. 일단은 아직 얼굴 뵐 수 있는 분들 먼저 하고."
준봉 "그분들을 기억하고 계승해 나갈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화하지 않았지만, 어떤 식으로든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번에도 사실 그 부분을 고민했는데... 짧은 시간에 보여주기식으로 하는 것보다는 오랫동안 준비를 하고, 또 그 과정에서 우리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접근해야 하는지가 정립되면, 일을 진행하는 데 조금 더 수월하지 않을까?"
- 고 김민기씨에 대해서는 어떻게 기억하나?
준봉 "민기 형님이 우리와 같은 동네에 살았는데, 한 달짜리 공연을 하면 제가 운전을 하고 형은 맨날 막걸리 두 통 사 가지고 뒤에 앉아서 드시면서 가셨다. 말수가 적으신 분이기 때문에 많은 얘기는 못 했지만. 그렇게 말을 안 하는 답답함이 본인의 음악에 얼마나 많이 깔려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 진짜 저도 억울한 생각이 좀 든다.
민기 형님의 '상록수'는 후배 결혼식을 축하해주기 위해서 만들었던 곡이다. 그 노래 쓰임 자체가... 정말 격변기에 대중들이 함께 불렀으니까, 그렇게 표현이 된 거지. 본인이 정말 '내가 이런 마음으로 이 노래를 만들어야 되겠어'라는 생각으로 한 건 절대 아니다. '아침이슬'도 마찬가지다. 대중들이 모였을 때 그 곡이 주는 힘이, 그 한 곡으로 (대중들의 마음이) 표현됐을 뿐인데, 본인이 마치 저항 의식을 갖고 곡을 만들고, 그게 금지곡이 되고 하지는 않았을 거다.
거기에 대해서 또 얼마나 상처를 입으셨겠나. 그래서 '아침이슬'을 남이 부를 때마다 형님이 굉장히 좀 쑥스러워했고, 그 어떤 노래보다 '아침이슬'을 본인이 부르거나 듣는 게 너무 싫었다고 하더라. 김민기로서 자신의 음악을 표현한 것뿐인데 이게 한쪽으로만 생각이 너무 쏠려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굉장히 많이 아쉬워했다. 그 시대를 같이 했던 조동진, 김광석 등 다른 선배님들도 늘 그런 음악을 한다고 (곡을) 못 쓰게 하고 억압하고... 그게 너무 안타까웠다."
- 이번 페스티벌 출연진을 정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준봉 "고민이 많았다. 연령대별로 좋아할 만한, 앞으로 우리가 재조명해야 할, 그리고 또 정말 잘하는 후배들에게 좀 더 힘을 실어줄 수 있는 페스티벌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다른 지역과는 다른, 파주만의 경쟁력이 생기지 않을까."
루카 "모든 세대를 아우르고, 또 그 세대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파주 포크페스티벌이 되기를 바랐다. '노땅'들의 축제가 아니라, 후배들과 함께하는 무대를 만들어서, 나중에 '역시 파주 포크페스티벌의 정체성은 선명하다'라고 평가받기를 소망한다."
- 관람객들에게 파주 포크페스티벌을 한껏 즐길 수 있는 팁을 준다면?
준봉 "제일 중요한 것은, 전 출연자들의 음악을 한 번씩 듣고 오시라는 거다. 한 번 듣고 오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완전히 다르다. 미리 출연자들의 음악을 접하고 오면 훨씬 더 즐겁게, 훨씬 더 낯설지 않게 축제를 즐길 수 있을 거다."
루카 "우리가 (어렸을 때) 방학하면 시골 할머니 댁에 놀러 갔던 감성이 있지 않나. 방학 때 늘 다녔던 할머니 댁, 혹은 고향 집에 가는 느낌으로 공연에 오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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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선임기자(지방자치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