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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여름의 농구축제' 박신자컵 우승팀은?

[여자프로농구] WKBL 6개 구단, 일본-대만 초청팀 4개팀 출전... 9일 간 열전

24.08.30 09:47최종업데이트24.08.30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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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프로농구에 갈증을 느낀 팬들을 위한 늦여름의 농구 이벤트가 시작된다.

한국여자농구연맹은 오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2024 우리은행 박신자컵을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WKBL 소속 6개 구단과 해외 초청팀 4개 구단(일본 세 팀, 대만 한 팀)이 2개조로 나눠 풀리그를 치른 후 상위 2개 팀이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토너먼트를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우승팀에게는 3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고 대회 최우수선수에게도 20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박신자컵은 지난 1967년 FIB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국을 준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MVP를 차지했던 여자농구의 '레전드' 박신자 선수를 기리기 위해 지난 2015년부터 시작됐다. 대회 초기에는 정규리그 개막 전에 프로 6개 구단과 대학선발 또는 실업구단이 참가해 전력을 점검하는 '시범경기'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작년부터 본격적으로 일본의 프로팀을 초청하면서 국제 대회로서의 품격을 갖추기 시작했다.

일본 프로팀 초청하며 수준 급상승

 2022년 8회 대회 MVP 이해란은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삼성생명 소속으로 박신자컵에 출전할 예정이다.

2022년 8회 대회 MVP 이해란은 대표팀 일정을 마치고 삼성생명 소속으로 박신자컵에 출전할 예정이다. ⓒ 국제농구연맹


지난 2015년에 시작된 박신자컵은 2018년에 열린 4회 대회까지 WKBL 6개 구단만 출전했다. 아무래도 WKBL 정규리그가 개막하기 2~3달 전에 열리는 대회이다 보니 각 구단의 주요 선수들은 대표팀 일정으로 자리를 비우거나 부상 치료와 컨디션 관리 등을 이유로 대회에 참가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박신자컵은 주로 팀의 유망주들이나 1.5군급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로 진행됐다.

실제로 국내 프로 구단만 출전했던 4회 대회까지의 MVP 수상자를 보면 최원선과 심성영(우리은행 우리WON), 노현지, 김단비(삼성생명 블루밍스)였다. 대부분 그 시절 신예로 분류되는 선수들이었다. 이들 중 최원선은 2015-2016 시즌, 노현지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현역생활을 마감했고 심성영 역시 후배 허예은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가 지난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어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박신자컵이 창단 당시의 취지와 달리 '유망주들의 쇼케이스'로 자리 잡자 한국여자농구연맹은 2019년부터 초청팀을 포함시켜 대회 규모를 키웠다. 하지만 초청팀이었던 인도네시아 대표팀과 대학선발, 실업팀은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프로 구단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그렇게 8번의 대회를 치른 박신자컵은 작년 세계적인 농구강호로 떠오른 일본의 프로 구단 2팀을 초청팀으로 불러 대회 수준을 높였다.

마침 작년 박신자컵이 열린 기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소집되기 전, 각 구단의 국가대표 선수들이 소속팀에 있을 때였고 '여자농구의 메카'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박신자컵은 성황리에 진행됐다. 특히 WKBL의 '양강' 우리은행과 KB스타즈, 그리고 초청팀 토요타 안텔롭스와 에네오스 선플라워즈가 4강에 진출하면서 준결승 2경기가 모두 한일전으로 치러지는 최고의 상황이 만들어졌다.

4개 팀 모두 주력 선수가 총출동한 가운데 토요타와 우리은행이 결승에서 맞붙었고 토요타가 접전 끝에 72-65로 승리하면서 9회 박신자컵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우리은행은 김단비와 박지현, 유승희, 나윤정(KB) 등 4명이 풀타임을 소화했지만 전반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결승에서 3점슛 3방을 포함해 20득점6리바운드5어시스트를 기록한 토요타의 가드 야스마 시오리는 대회 MVP에 선정됐다.

박지수-박지현 없는 국내 구단, 경쟁력 보일까

 일본에서 활동했던 신인 드래프트 1순위 홍유순은 박신자컵을 통해 농구팬들에게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일본에서 활동했던 신인 드래프트 1순위 홍유순은 박신자컵을 통해 농구팬들에게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올해 박신자컵에는 '디펜딩 챔피언' 토요타가 2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가운데 작년 3위 에네오스는 불참한다. 대신 후지쯔 레드 웨이브와 히타치 하이테크 쿠거스가 새로 박신자컵에 참가하고 대만의 캐세이라이프가 2022년 대회에 이어 초청팀으로 합류해 WKBL 구단들과 자웅을 겨룬다. 우리은행이 공식 스폰서인 만큼 이번 대회 모든 경기는 우리은행의 홈구장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다.

이번 박신자컵은 여자농구 팬들에게 매우 흥미로운 대회가 될 전망이다. 지난 26일 멕시코에서 열린 농구 월드컵 사전예선을 마친 대표팀 선수들이 소속팀으로 복귀했기 때문이다. 물론 먼 곳에서 국제대회 일정을 치르고 복귀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컨디션 관리를 위해 당장 많은 출전 시간을 갖긴 힘들겠지만 대회가 무르익고 중요한 경기가 되면 국가대표 선수들이 코트에 들어올 확률이 높다.

이번 FA시장에서 유난히 많았던 이적생들도 박신자컵을 통해 첫 선을 보일 예정이다. 올해 FA시장에서는 무려 9명의 선수가 팀을 이적했고 그에 따른 7명의 보상선수 지명과 추가 트레이드까지 많은 선수들이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특히 박혜진(BNK 썸)과 최이샘(신한은행 에스버드), 나윤정, 김은선이 팀을 떠나고 심성영, 박혜미, 김예진이 새로 가세한 우리은행은 사실상 선수단의 전면 개편을 단행했다.

2024-2025 시즌부터 첫 시행되는 아시아쿼터 선수들도 박신자컵을 통해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 공교롭게도 올해 아시아쿼터로 선발된 9명의 선수는 모두 일본 국적이기 때문에 모국 선수들을 상대로 어떤 기량을 선보일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박신자컵을 통해 WKBL 데뷔전을 치를 예정인 1순위 신인 홍유순(신한은행) 역시 일본 오사카 산업대를 중퇴해 일본 무대에 익숙한 선수다.

올해 박신자컵에서는 작년 준우승팀 우리은행의 전력이 크게 약해졌고 4위 KB 역시 박지수(갈라타사라이 SK)가 해외에 진출하면서 일본 초청팀들이 상위권을 독차지할 거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하지만 정규리그의 전초전이라 할 수 있는 박신자컵을 통해 자신과 상대의 전력을 점검하는 것은 매우 귀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 WKBL의 6개 구단들이 박신자컵에서 얼마나 경쟁력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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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 박신자컵 초청구단 WKBL전초전 아산이순신체육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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