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 올림픽에 출전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대표 브레이킹 비걸 마니자 탈라시의 실격을 보도하는 미 CNN 방송
CNN
2024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 비걸 종목에 출전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난민 대표 마니자 탈라시가 실격을 당하고도 박수를 받았다.
탈라시는 10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콩코르드 광장에서 열린 브레이킹 비걸 첫 경기에서 네덜란드의 인디아 사르조에와 맞대결을 펼쳤다.
그는 공연 도중 상의를 벗고 안에 입은 망토에 '아프가니스탄 여성들에 자유를(Free Afghan Women)'이라는 메시지를 펼쳐 보여 관중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기도 했다.
탈라시는 심사위원단 투표에서 사르조에에게 패하며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파리 올림픽 브레이킹을 주관하는 세계댄스스포츠연맹(WDF)는 이 경기의 결과를 '점수 차에 의한 패배'가 아닌 '실격 처분(DSQ)'으로 바꿨다.
탈라시가 경기 중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하면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헌장 50조를 위반했다는 이유다.
IOC는 스포츠의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해 '올림픽 시설, 경기장 또는 기타 구역에서 어떠한 종류의 시위나 정치·종교·인종적 선전을 할 수 없다'고 헌장에 규정하고 있다.
또한 해당 규정을 위반할 경우 해당 국가의 올림픽위원회, 국제연맹 및 IOC가 필요에 따라 징계 조처를 할 수 있다.
그러나 탈라시는 자신의 행동을 자랑스러웠다. 그녀는 경기 후 기자들에게 "나는 사람들에게 불가능한 것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자란 탈라시는 인터넷을 통해 브레이크 댄스를 접하고 춤을 배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2021년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하면서 탈라시는 꿈을 이룰 수 없게 됐다.
엄격한 이슬람 교리를 강조하는 탈레반은 서구 음악과 춤을 금지했고, 여성의 배움과 체육관 출입 등 대외 활동을 막았다.
가족들과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한 탈라시는 파키스탄을 거쳐 스페인에 정착하며 브레이크 댄서의 꿈을 다시 이어갔고, 주변의 도움을 받아 난민팀 대표로 선발되어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게 됐다.
탈라시는 "나는 탈레반이 두렵거나 아프가니스탄에서 살 수 없어서 떠난 것이 아니다"라며 "아프가니스탄의 소녀들, 나의 삶과 미래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떠났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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