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마르 누르마고메도프(사진 오른쪽)는 사촌형 하빕이 그랬던 것처럼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UFC 한국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제공
UFC 밴텀급(61.2kg) 랭킹 10위 우마르 누르마고메도프(28‧러시아)가 UFC 타이틀 도전을 위한 최종 관문에 들어선다. 오는 4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야스섬 에티하드 아레나서 있을 'UFC 파이트 나이트: 샌드헤이건 vs 누르마고메도프' 메인 이벤트가 그 무대로 상대는 랭킹 2위 코리 샌드헤이건(32‧미국)이다.
10위와 2위로 랭킹 차이는 꽤 나는 편이지만 도박사들은 누르마고메도프의 승률을 75% 정도로 훨씬 높게 평가하고 있다. 그간 보여왔던 압도적 경기력 때문이다. 누르마고메도프의 전적은 놀라움 그 자체다. 2016년 프로무대에 데뷔한 그는 현재까지 17연승중이다. 녹아웃 승이 2회(12%), 서브미션승이 7회(41%), 판정승이 8회(47%)다.
그렇다면 패배는? 없다. 무패다. 스트라이커, 레슬러, 주짓떼로 등 어떤 스타일을 만나도 자신이 할 것을 다하면서 승리를 가져간다. 자신보다 랭킹이 훨씬 높은 상대를 맞아서도 탑독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러시아 다게스탄 공화국 출신, 누르마고메도프라는 성씨까지. 격투 팬들이라면 여기서 떠오르는 선수가 있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누르마고메도프, '독수리' 하빕 누르마고메도프(35)다. 우마르는 그의 사촌 동생이다. 하빕은 더 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선수다. 2020년 29승 무패, UFC 라이트급 챔피언으로 은퇴했다. UFC 커리어 전체를 통틀어 단 두 라운드만 상대에게 내줬을 정도로 압도적인 지배력을 선보여 UFC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명으로 꼽힌다.
사촌형 이상가는 업적 남길까?
우마르는 삼촌 고(故) 압둘마납 밑에서 동문수학한 하빕보다 완성도 높은 파이터로 성장했다. 하빕이 다게스탄 그래플링 위주의 파이터라면 우마르는 이에 더해 타격도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특히, 원거리에서 구사하는 킥이 일품이다. 근거리로 파고들어야 힘을 쓰는 하빕과 달리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펼치는 타격전에도 능숙하다.
현역시절 하빕은 복서 스타일의 타격을 구사했지만 상대를 때려눕히기 위한 것보다는 그라운드로 끌고 가기위한 보조 옵션의 성격이 짙었다. 반면 우마르는 사우스포 스탠스에서 딥킥과 상중하단을 가리지 않는 킥으로 상대를 견제하고, 빈틈을 노려 타격과 자연스럽게 연계된 그래플링을 시도하는 스타일이다.
거기에 다게스탄 출신으로는 매우 드물게 스탠스 전환이 잘 이루어진다. 다게스탄 출신 중 가장 타격이 좋다고 평가받는 이슬람 마카체프조차 스탠스 전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매우 고무적이다. 그런 점에서 우마르는 스탠스 전환이라는 고질적 문제를 해결한 최초의 다게스탄 파이터라고 불리기도 한다.
적어도 이름 좀 알려진 상위권 파이터를 기준으로 했을 때 틀린 말은 아니다. 거리싸움이 되는 강력한 그래플러라는 점에서 메리트가 크지만 아쉽게도 아직까지는 타격 파워가 강하지 못하다. 특히 킥같은 경우 견제, 포인트 획득용 이상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때린 횟수에 비해 상대가 데미지를 크게 입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시합을 앞두고 우마르는 든든한 지원군과 함께 한다. 사촌형 하빕이 캠프부터 합류해 훈련을 도와줬고 시합장에서도 코너에 선다. 여기에 대해 그는 "하빕 형 같은 코치가 있어서 행운이다. 형과 함께 훈련하는 것은 힘들지만 철이 철을 단련하는 법이다"며 훈련 성과에 대해 자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