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오후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조선인 여공의 노래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
시네마달 제공
오는 7일 개봉하는 <조선인 여공의 노래>는 그간 대중들이 잘 몰랐던 오사카 방직공장 여성 노동자들을 찾아가는 역사 다큐멘터리 영화다. 100년 전의 여성 노동자의 삶을 현재화시킨 작품이기도 한데 다큐멘터리 영화라고는 해도 배우들이 당시의 모습을 재현한 극 영화적 구성이 곁들여 있다는 점은 일반적인 다큐 영화의 구성과는 다르다. 현재의 소녀들이 100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떠나는 듯한 전개는 공들인 영상과 함께 신선함을 안겨준다. 조선인 여공들의 삶에 더 깊게 다가갈 수 있는 장치로서 작용하는데 다큐멘터리와 극영화가 혼재된 독특한 작품이다.
30일 오후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시사회 및 기자간담회에서 작품을 연출한 이원식 감독은 제작 경위에 대해 "2017년 일 때문에 오사카 하루키 중학교를 방문한 적이 있는데, 그때 오래된 붉은색 벽돌 담장에 새겨진 십자가를 보았다"며 "조사해 보니 그건 여공들이 일했던 공장 담벼락에 감긴 철틀의 흔적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1910년 이후 오사카 여성 노동자들은 경제가 어려운 시기 일본으로 향했고, 속아서 간 부분도 있지만 정신대 등에 비해 알려지지 않았기에 조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감독은 또한 과거의 이야기만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민중의 모습을 담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 감독은 "지금도 전 세계에는 침략과 전쟁, 그리고 그로 인한 분쟁과 가난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고향을 떠나 낯선 땅에서 살아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난민 등을 예로 들었다.
이 감독은 "어린 소녀들이 돈을 벌어 고국에 송금한 것은, 우리 민족의 이야기고 근현대사에서 우리들의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우리에게도 1960년대 독일로 갔던 광부와 간호사, 1980년대 중동 건설 현장에 갔던 노동자들의 역사가 있다. 지금은 외국의 노동자들이 한국에 와 있기도 하다.
<조선인 여공의 노래>는 1920년대 조선인 여공들의 삶을 그들이 남긴 기록이나 생존 인물들의 증언으로 그리고 있다. 당시에 남긴 놓은 흔적을 후세들이 볼 수 있게 한 것에 큰 의의가 있다. 극영화 형식으로 당시를 재현한 배우들은 모두 자이니치라 불리는 재일교포 4세들이다.
강하나 배우는 일본 종군위안부 문제를 소재로 한 <귀향>,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 등에 출연해 낯익은 배우다. 어머니가 만든 극단에서 4살 때부터 연기를 했다고 한다. 그는 "이런 영화가 제작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뜻깊은 영화가 될 것 같았고, 구체적으로 모르는 부분들이 많아서 참여하면서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촬영하면서 자이니치 4세로서 큰 에너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강하나 배우는 "우리의 이야기고 친구 할머니의 이야기인데 조선 여공이 어떻게 살았는지 몰랐으나 이번에 알게 됐다"라며 "자이니치 차별에 문제 제기한 할머니들 이야기에 자이니치로서 힘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민중의 삶에 긍정적 메시지로 작용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