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지 않은 동작 하나하나를 차분하게 따라가다 보면 이리저리 갈피를 놓치고 헝크러진 마음들이 가지런히 정돈되는 듯하다.
envato
<미생> 내용 중 회자되는 명장면이 있다. 어린 장그래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말씀하신다. '네가 오래, 그리고 잘 바둑을 두기 위해서는 우선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곧이어 회사 생활을 견뎌내기 위해 장그래가 아침 조깅을 하는 모습이 나온다.
이제는 개인으로서 삶을 건강하게 살아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대가 됐다. 또한 건강하게 지치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체력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상식'인 시대가 됐다. 김종국이란 가수가 처음 등장했을 때 헬스로 다져진 그의 몸은 구경거리였지만, 어느새 시절이 바뀌어 이제 그는 본받을 만한 삶의 표본으로 여겨진다.
어느 날 신호등이 바뀌기를 기다리는데 내가 등을 펴고 곧게 서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학창시절 이래 늘 구부정했는데, 꾸준한 운동이 나이 육십 먹은 나의 자세를 바꾼 셈이다.
본의 아니게 여전히 나는 일을 해야 하는 처지이고, 다행히 일을 할 수 있게 됐다. 60년 묵은 육체로 늦은 시간까지 일을 하기 위서 체력은 필수인 것이다. 꾸준한 운동 덕분일까, 처음 일을 하던 때와 나 자신이 많이 달라진 것을 새삼 깨닫는다.
돌고 돌아 요즘엔 유튜버 '에일린'의 요가에 정착했다. 시간대·난이도별 콘텐츠가 풍성해서다. 거기에 때로는 제주 바다, 대관령 양떼목장, 그리고 해외의 요가원까지, 배경이 주는 힐링도 한몫한다.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명상도 빼놓을 수 없다. 마음이 시끄러운 날이면 단 10분이라도 그녀의 인도에 따라 명상에 나를 맡긴다.
유튜브 보고 운동하며 덤처럼 얻은 게 하나 더 있다. 듣는 연습이 된다는 것이다. 성정이 급한 나는 언제나 마음이 앞서 후회를 자초하곤 했다. 특히 남의 말을 진득하게 들어주는 게 힘들다. 그런데 유튜브를 보고 따라하며 운동하려면 들어야 한다. 잘 들어야 동작을 제대로 따라할 수 있다. 유튜브가 엉뚱하게도 이런 연습까지 시켜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