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수영 국가대표 김우민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에서 훈련을 하고 있다. 2024.7.25
연합뉴스
호주 수영대표팀 코치가 2024 파리 올림픽에서 자신이 가르쳤던 한국 수영 국가대표 김우민을 응원했다가 징계 위기에 몰렸다.
호주 <시드니모닝헤럴드>는 26일(현지시각) "호주수영연맹 청렴윤리부서가 마이클 펄페리 코치와 김우민의 관계를 조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한 테일러 호주 수영대표팀 총감독은 "펄페리 코치의 발언을 듣고 매우 화가 났다"라면서 "펄페리 코치에 관한 징계는 호주로 돌아가서 결정할 것이며, 지금은 올림픽 경기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주선수단장 "펄페리 코치 발언, 놀랍고 충격적"
김우민을 포함한 한국 수영 대표팀 선수들은 올해 초 호주 전지훈련에서 펄페리 코치에게 지도받았다.
호주 수영대표팀으로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펄페리 코치는 지난 23일 경영 종목 경기가 열리는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나 "호주에서도 한국에 있는 코치와 협력해서 김우민의 훈련 프로그램을 확인했다"라며 "김우진이 얼마나 빠르게 물살을 가를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우민의 주 종목인 남자 자유형 400m 경기에 대해 "일라이저 위닝턴, 새무얼 쇼트(이상 호주), 김우민은 모두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선수들"이라며 "김우민도 충분히 메달권에 들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또한 "김우민에게 열심히 싸우라고 격려할 것"이라며 "그가 이기기를 정말로 희망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그가 좋은 기록을 내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펄페리 코치의 인터뷰 내용이 보도되자 호주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안나 미어스 호주선수단장은 영국 BBC에 "펄페리 코치의 발언은 놀랍고 충격적"이라며 "그가 (김우민이) 호주 선수들을 이길 것이라고 말한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발언은 매우 우려스럽고 심각한 판단 착오(serious error of judgement)"라고 강조했다.
다만 "펄페리 코치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잘 알고 있으며, 자신의 발언을 진심으로 사과했다"라면서 "호주올림픽위원회는 그를 대표팀에 남겨두기로 한 테일러 총감독의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내부 정보 제공 안 했으면 문제없어" 반박도
BBC는 "전 세계 주요 수영 코치들이 프리랜서 자격으로 다른 나라 선수를 지도하는 일은 흔한 일"이라며 "다만 호주수영연맹은 지난 4월 자국 올림픽 대표팀 코치들에게 외국 선수들과 새로운 계약을 맺지 말라고 지시한 바 있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김우민의 경쟁자로 꼽히는 워닝턴은 호주 매체 <채널나인>에 "펄페리 코치의 발언은 신경 쓰지 않는다"라며 "펄페리 코치는 나에게 사과했고, 당시 인터뷰 내용은 진심이 아니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펄페리 코치는 좋은 사람이자 좋은 지도자"라고 감쌌다.
호주에서도 펄페리 코치에 대한 비판이 과도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누리꾼은 소셜미디어에 "펄페리 코치의 발언이 호주 선수들이 패하는 것을 바라는 의도는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펄페리 코치가 호주 대표팀의 내부 정보를 한국 선수들에게 제공하지 않는 한 문제는 없다고 본다"라며 "어떤 코치든 다른 나라 선수들을 지도하고, 그들이 잘하는 것을 기뻐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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