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 국가대표팀 라민 야말이 10일 새벽(한국시각) 독일 뮌헨에서 열린 UEFA 유로 2024 4강전에서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31일 동안 총 51경기가 펼쳐진 유로 2024가 스페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는 실리적인 경기 운영의 색채를 드러낸 팀들이 많았다. 또, 선수 교체와 감독의 중요성이 크게 강조됐다. 유로 2024를 통해 나타난 전술적 흐름을 정리했다.
대세는 실리 축구, 평균 득점 감소로 이어지다
지난 유로 2020에서는 역대 가장 많은 142골(경기당 2.78골)이 터졌다. 이에 반해 이번 유로 2024에서는 117골(경기당 평균 2.29골)로 무려 25득점이 감소했다. 가장 지루하고 재미없는 대회였다는 혹평이 뒤따랐던 유로 2016(2.12골)보다 근소하게 높은 수치였다.
스페인·독일을 제외한 강팀들의 득점력은 매우 저조했고, 공격력은 답답했다. 대회 개막을 앞두고 전문가들은 잉글랜드와 프랑스를 가장 주목했다. 두 팀은 우승 배당률에서 1, 2순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과 프랑스의 디디에 데샹 감독은 지나치게 실리적인 축구를 구사했다. 화려한 선수진을 갖추고도 내용보다는 결과와 수비에 치중하는 전술을 운용했다. 공격 상황에서 세부 전술 부족과 개인 역량에 의존하면서 적게 득점하고 적게 실점하는 패턴을 반복했다.
프랑스는 6경기 동안 필드골이 1개에 불과할 만큼 실망스러웠다. 잉글랜드도 위기 순간마다 해리 케인, 주드 벨링엄, 부카요 사카의 한 방으로 버텨낼 뿐 시원스러운 경기력을 지속하지 못했다. 강호들의 경기력 부진이 장기화되다 보니 축구 팬들은 전체적으로 이번 유로 2024를 통해 지루함과 답답함을 느꼈다.
이밖에 언더독 팀들은 백스리 포메이션을 내세우며, 수비 시 라인을 내리고 5명을 후방에 배치하는 데 주력했다. 대회 내내 양 팀이 치고받는 경기가 매우 드물었다. 한쪽은 수비, 한쪽은 공격하는 이분화된 경기 양상이 대부분이었다.
강팀들은 밀집 수비를 뚫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당 평균 점유율 1위(64.8%)를 기록한 포르투갈은 공격적으로 나섰지만 16, 8강전에서 모두 무득점에 그치며 빈약한 공격력으로 일관했고, 결국 8강을 넘지 못했다.
언더독들의 이러한 수비 지향적인 전술이 조별리그에서는 어느 정도 통했지만 한계는 명확했다. 튀르키예의 8강 진출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결국 올라올 만한 강팀들이 높은 단계까지 살아남았다. 강팀이 마음먹고 수비에 치중하면 약팀이 골을 넣기란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감독 역량과 선수 교체의 중요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