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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연속 9K 무실점' 반즈, 거인군단 좌완 에이스

[KBO리그] 16일 두산전 7이닝1피안타9탈삼진 무실점 역투, 롯데 4-0 승리

24.07.17 09:28최종업데이트24.07.1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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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가 시즌 첫 울산경기에서 두산을 꺾고 팬들에게 승리를 선물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 자이언츠는 16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때려내며 4-0으로 승리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시즌 첫 울산경기를 맞아 야구장을 찾은 7800여 관중들에게 승리로 보답한 롯데는 3연패를 탈출하면서 이날 비로 경기가 취소된 한화 이글스를 제치고 단독 8위로 올라섰다(37승3무46패).

롯데는 7회 1사1,2루에서 선제 적시2루타를 때린 박승욱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대타로 출전한 최항이 2타점 적시타를 터트렸다.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도 8회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홈런을 때렸다. 그리고 마운드에서는 부상에서 돌아온 후 2경기 연속 눈부신 호투를 선보인 이 선수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7이닝1피안타1볼넷9탈삼진 무실점으로 롯데를 3연패에서 탈출시킨 좌완 에이스 찰리 반즈가 그 주인공이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트 투수 찰리 반즈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트 투수 찰리 반즈 ⓒ 롯데 자이언츠

 
유먼-레일리가 지킨 롯데의 좌완 선발진

롯데는 2014 시즌이 끝난 후 5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던 좌완 에이스 장원준이 팀을 떠난 이후 무려 10년 동안 확실한 좌완 선발투수를 발굴하지 못했다. 올해 4년 차 좌완 김진욱이 선발투수로 활약하고 있지만 아직 붙박이 선발로 자리 잡았다고 하긴 힘들다. 그럼에도 롯데의 선발균형이 완전히 무너지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외국인 좌완 에이스들이 꾸준히 활약해줬기 때문이다.

우완일색이었던 롯데의 외국인 투수들 중 처음 등장한 좌완 투수는 2012년부터 2014년까지 활약했던 쉐인 유먼이었다. 유먼은 2011 시즌이 끝나고 경찰야구단에 입대한 장원준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영입한 투수로 입단 초기에는 대만 프로야구 출신이라는 이유로 실력을 의심 받았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유먼은 2012년 29경기에서 13승7패1홀드 평균자책점2.55의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롯데의 에이스로 맹활약했다.

유먼은 2013년에도 13승을 따내며 크리스 옥스프링, 송승준과 함께 롯데 선발진을 이끌었고 팀이 승리한 날 투수 및 야수 MVP에게 직접 제작한 '유먼메달'을 수여해 팬들과 동료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유먼은 장원준과 좌완 원투펀치로 활약하리라 기대를 받았던 2014년 12승을 거두고도 평균자책점이 5.93으로 치솟으면서 재계약에 실패했고 2015년 한화에서 활약하다 중도 퇴출되며 KBO리그 생활을 마감했다.

롯데는 유먼과 장원준이 동시에 팀을 떠난 2015 시즌을 앞두고 또 한 명의 좌완 외국인 투수를 데려왔다. 현재까지도 깨지지 않은 롯데 구단 역대 최장수(5년) 외국인 투수 브룩스 레일리(뉴욕 메츠)였다. 레일리는 2015년 31경기에서 11승9패3.91의 성적을 올리며 조쉬 린드블럼과 함께 롯데의 원투펀치로 활약했다. 레일리는 2016년 8승10패4.34로 주춤했지만 2017년 13승7패3.80을 기록하며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었다.

리그 평균 타율이 .286였을 정도로 KBO리그에 타고투저가 기승을 부리던 2018년에도 11승13패4.74로 제 몫을 해준 레일리는 2019년 181이닝을 소화하면서 3.88의 준수한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그 해 레일리의 성적은 고작 5승14패에 불과했고 리그 최다패 투수라는 불명예를 떠안고 말았다. 그렇게 레일리와 롯데의 인연은 2019년을 끝으로 막을 내렸지만 레일리는 미국으로 돌아가 빅리그에서 꾸준히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부상 복귀 후 2경기 연속 9K 무실점 승리

2021년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반즈는 8번의 선발등판을 포함해 9경기에 등판했지만 3패5.92의 성적을 남기고 2021년 12월 총액61만 달러에 롯데와 계약하며 KBO리그 도전을 선택했다. 롯데로서는 레일리 이후 3년 만에 영입한 좌완 외국인 투수였다. 반즈는 2022년 전반기에만 9승을 따내며 롯데의 에이스로 맹활약했지만 후반기 3승6패5.40에 그치며 '용두사미'의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

반즈는 작년 2022년과 는 전혀 다른 시즌을 보냈다. 4월까지 1승1패7.58을 비롯해 전반기 16경기에서 5승6패4.57로 부진하며 퇴출설까지 돌았던 반즈는 후반기 14경기에서 6승4패2.05로 호투하면서 극적인 반전에 성공했다. 후반기 투구내용만 보면 작년 정규리그 MVP이자 20승투수 에릭 페디(시카고 화이트삭스)에게도 크게 뒤지지 않았다. 롯데는 작년 후반기 눈부신 투구를 선보인 반즈와 총액 135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반즈는 올해 5월까지 7번의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3승2패3.55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하며 롯데 마운드를 이끌었다. 하지만 5월 26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사타구니 통증으로 자진강판됐고 내전근 손상이 확인되면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초 2~3주 정도면 회복될 것으로 보였지만 결국 반즈는 전반기가 끝날 때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반즈의 늦은 복귀 때문에 임시 외국인 선수조차 영입하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기 시작과 함께 돌아온 반즈는 2경기 연속 눈부신 투구를 선보이면서 작년 후반기를 연상케 하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0일 SSG랜더스와의 부상 복귀전에서 6이닝2피안타9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4번째 승리를 따낸 반즈는 16일 두산전에서도 단 87개의 공으로 7이닝을 소화하면서 1피안타9탈삼진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반즈는 후반기 2경기에서 13이닝3피안타18탈삼진을 기록했다.

좌완에이스 반즈의 복귀와 호투행진은 롯데에게는 엄청난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후반기 반즈의 9이닝당 탈삼진은 무려 12.46개에 달하고 피안타율은 1할이 채 되지 않는 .071에 불과하다. 하지만 롯데는 후반기 개막 후 6경기에서 반즈가 등판한 2경기를 제외한 나머지 4경기에서 모두 패하고 말았다. 지금의 롯데에게는 반즈의 복귀와 눈부신 호투를 구단 전체의 상승세로 이어가는 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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