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손석희의 질문들> 관련 이미지.
MBC
백종원 대표의 방송상 이미지는 '바른 방송인'이다. 그의 요리에 대한 전문가적 식견 덕분에, 사람들은 그를 '옳은 사람'으로 여기기도 한다. 사실 필자도 '경영자 백종원'이 아닌, 예능 캐릭터 '백주부'로서의 그를 무척 좋아한다.
여기까지는 좋다. 그런데 그에게는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 그는 모든 국민을 소비자로 상대하는 프랜차이즈 기업의 경영자란 신분이다. 사실, 이건 백종원 대표의 잘못은 아니다. 이를 이용한 것은 방송국이기 때문이다.
소비자에 대한 미디어의 영향력은 오래전부터 인식됐다. 이는 선전 전략의 고전으로 여겨지는 에드워드 버네이즈의 '프로파간다'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 책에서는 미디어, 특히 영화를 이용하여 여성 흡연을 세련된 행위로 인식시킨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더 나아가, 현대 사회의 소비문화에 대한 미디어의 영향은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미니멀리즘>에서도 다뤄진다. 이 작품은 현대인들의 과도한 소비행태가 거대 기업들의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미디어 전략의 결과임을 보여 줬다.
그리고 그 미디어의 영향력의 대표적 국내 사례가 바로 백종원 대표다. 백종원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 얻은 인기를 바탕으로 지지부진하던 '빽다방'을 성공적으로 부활시켰다. 이는 미디어 노출이 실제 사업 성과로 이어진 사례로서, '잘나가는 빽다방 덕에...백종원, 중견기업 오너로 도약'이라는 제목의 기사(조선비즈, 2017. 5. 5)에 아주 잘 나와 있다.
이쯤에서 우리는 '예능을 다큐로 받지 말라'는 유행어를 떠올려야 한다. 그의 이미지는 방송용이다. '리얼'을 표방한 방송조차 대부분 각본에 따라 진행된다는 것은 이제 비밀도 아니다. 따라서 그의 인성이나 경영 능력을 방송이 보증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는다. 단지 그는 주어진 미디어를 제대로 활용했고 그 수혜를 누렸을 뿐이다.
따라서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수혜에는 그만한 책임이 따른다는 사회 상규이다. 유명 연예인들에게 우리 사회가 더 엄격한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 바로 그 '사회 상규'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실미도>의 유명한 대사로 기사를 마무리할까 한다.
대표님, 그건 비겁한 변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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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세상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