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몽키맨> 스틸컷
유니버설 픽쳐스
일명 '복수 원맨쇼'는 지극히 개인적인 복수에 거대한 대의가 얹혀 이른바 한 큐에 해결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일개 개인이 맞닥뜨린 악의 실체가 알고 보니 수많은 개인이 동시다발적으로 맞닥뜨린 거악이라는 것이다. 개인의 구원이 대의명분과 만나 완벽한 합일을 이루는 모양새다. 처참하기 이를 데 없이 나자빠지는 악의 일원들을 볼 때 일말의 동정도 느껴지지 않게 하는 수법이다.
<몽키맨>은 그런 전형을 고스란히 따른다. 흐트러짐이 없으니 짜깁기나 클리셰가 아닌 레퍼런스나 오마주 혹은 영감을 받았다고 느껴진다. 정공법을 택한 것이리라. 그게 잘 먹혀 감동까지 선사한 건 장르 특성상 가장 신경 써야 할 부분인 '액션'에서 역대급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타격감에서 역대 최고라 할 만한 <존 윅>의 뺨을 치고 절박함과 처절함에서 <존 윅>을 뛰어넘는다.
아울러 감독과 제작자도 밝혔듯 우리나라의 레전드 복수극들인 <올드보이> <아저씨> 등이 떠오른다. 그들보다 스토리는 간결해지고 박진감이 더해졌으며 대의명분이 강력해졌기에 감상하는 데 불편함이 없다시피 할 것이다. 데브 파텔이라는 배우이자 감독을 다시 보는 계기이기도 할 테다. 그의 또 다른 액션을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는 말이다.
키드가 꼭대기 악의 본체 바바 샥티까지 다다랐을 때 장이머우의 <영웅>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그는 인도의 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자, 그가 죽으면 인도는 혼란에 빠질 것이다. 진시황의 이야기와 겹친다. 그런데 키드로선 그를 반드시 죽여야 한다, 그래야 그에게 짓밟힌 모든 이가 산다. 무명의 이야기와 겹친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무명처럼 포기해야 하는가. 차라리 샥티의 말이 진시황처럼 진실이 아니라 자기 한몸 살기 위한 몸부림에 불과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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