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구(왼쪽)와 한선화는 <구해줘2>에서 과거에 만났던 전 연인 사이로 출연했다.
OCN 화면 캡처
2023년 384만 관객을 동원하며 대종상 영화제 작품상을 수상한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연출한 엄태화 감독의 동생 엄태구는 2014년 드라마 <감격시대: 투신의 탄생>에서 악역 도꾸를 연기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16년 김지운 감독의 영화 <밀정>에서는 하시모토 역을 맡아 엄청난 카리스마를 내뿜으며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물론 당시만 해도 엄태구의 연기인생은 '악역전문배우'로 굳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엄태구는 2017년 조·단역으로 출연했던 한 편의 영화를 통해 단숨에 이미지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광주를 떠나 서울로 올라가는 만섭과 피터를 조사한 검문조장을 연기했던 <택시운전사>였다. 위르겐 힌츠페터의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검문조장은 엄태구의 진중한 연기와 만나 '서슬퍼런 5월의 광주에도 양심은 살아 있었다'는 진한 감동을 안겨줬다. 엄태구는 2018년에도 <안시성>에서 기마대장 파소 역을 맡았다.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적지 않은 나이에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주목 받기 시작한 엄태구는 2019년 드라마 <구해줘2>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주연에 캐스팅돼 선과 악이 공존하는 연기로 시청자들의 극찬을 받았다. 엄태구는 2021년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박훈정 감독의 <낙원의 밤>에서도 거대폭력조직의 보스를 칼로 찌르고 제주도로 잠적한 박태구 역을 맡아 전여빈, 차승원과 좋은 연기호흡을 보여줬다.
2022년 <마녀2>와 2023년 <콘크리트 유토피아> <거미집>에 카메오로 출연한 엄태구는 12일 첫 방송되는 <놀아주는 여자>를 통해 3년 만에 드라마에 복귀한다. 엄태구는 <놀아주는 여자>에서 직원 80%가 전과자로 구성돼 있는 육가공업체 '목마른 사슴'의 대표 서지환을 연기한다. 지금까지 여러 영화와 드라마에서 보여줬던 특유의 근엄하고 진지한 카리스마를 지운 엄태구의 데뷔 첫 코믹연기 도전이다.
2023년 최수혁 감독의 단편영화 <업보>에서 염라대왕을 연기했던 엄태구는 지난 4월 올해 하반기 공개예정인 디즈니플러스 드라마 <조명가게> 촬영을 마쳤다. <무빙>으로 백상예술대상 극본상을 수상한 풀작가가 대본을 쓰고 주지훈과 박보영, 김설현, 이정은, 김대명 등 인기배우들이 대거 출연하는 기대작이다. 만약 엄태구가 <놀아주는 여자>에서 성공적인 연기변신을 한다면 차기작에 대한 기대도 더욱 올라갈 것이다.
물 오른 한선화의 백치미, 엄태구도 녹일까
▲시크릿 탈퇴 후 고전하던 한선화는 <술꾼 도시 여자들>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
티빙 화면캡처
걸그룹 시크릿의 서브보컬 한선화는 팀이 정식으로 데뷔하기도 전에 KBS 예능프로그램 <청춘불패>에 캐스팅됐을 정도로 팀에서 많은 '푸시'를 받은 멤버였다. 데뷔 초 '백치선화'로 불리며 팀의 예능캐로 활약하던 한선화는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시크릿의 전성기를 이끌다가 2013년 <광고천재 이태백>에 출연하면서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한선화는 여느 아이돌 출신 연기자들과 달리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며 호평을 받았다.
2014년 <신의선물-14일>에서 꽃뱀 '제니' 역을 맡은 한선화는 뛰어난 연기로 시청자들의 극찬을 받았고 같은 해 최고 시청률 28.9%를 기록한 <장미빛 연인들>에서는 데뷔 후 처음으로 타이틀롤을 맡았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그렇게 연기자로 가능성을 보인 한선화는 2016년 시크릿을 탈퇴하고 전업연기자로 변신했지만 학교전담경찰관을 연기했던 <학교2017>이나 <데릴남편 오작두> 등은 기대만큼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다.
2019년 <구해줘2>와 2020년 <편의점 샛별이>에서 조연 또는 서브여주로 비중이 다소 줄었던 한선화는 2021년 드디어 데뷔 후 최고의 작품을 만났다. 바로 시크릿 시절의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온 듯한 매사 긍정적이고 백치미가 넘치는 한지연을 연기했던 <술꾼 도시 여자들>이었다. <술꾼 도시 여자들>은 이듬해 시즌2가 제작됐을 정도로 큰 사랑을 받았고 대중들은 드디어 한선화가 '인생 캐릭터'를 찾았다고 극찬했다.
2023년 영화 <달짝지근해: 7510>을 통해 커리어 첫 영화 흥행작을 만난 한선화는 드라마 <놀아주는 여자>에서 엄태구와 5년 만에 재회한다. 한선화는 <놀아주는 여자>에서 조직의 큰형님 서지환과 엮이는 키즈 크리에이터 고은하 역을 맡았다. 한선화는 <놀아주는 여자>에서 <술꾼 도시 여자들>의 한지연 못지 않은 높은 텐션의 발랄한 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놀아주는 여자> 역시 경쾌하고 밝은 느낌의 드라마가 될 거라는 뜻이다.
사실 엄태구와 한선화가 '투톱'으로 출연하는 <놀아주는 여자>는 캐스팅이 화려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최고 화제작 <선재 업고 튀어> 역시 방송 초반만 해도 화려한 캐스팅과는 거리가 있었다. 결국 종영 후 시청자들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지는 드라마의 완성도와 배우들의 연기에 달려 있다. 과연 <구해줘2> 이후 5년 만에 재회한 엄태구와 한선화는 <놀아주는 여자>를 통해 시청자들을 사로 잡을 수 있을까.
▲한선화(오른쪽)와 엄태구는 <놀아주는 여자>에서 5년 만에 재회해 알콩달콩한 멜로연기를 보여줄 예정이다.
<놀아주는 여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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