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승엽 감독
연합뉴스
경기는 두산의 승리로 끝났지만 이날 이승엽 감독의 퇴장 상황에 대해서는 여전히 야구 팬들의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와 비슷한 장면이 불과 사흘 전에도 나왔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역시 수비 팀은 NC였다.
지난 1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펼쳐진 NC와 롯데의 경기, 3회 말에 롯데 주자 황성빈은 3루 도루를 시도하다 아웃됐다. NC 3루수 서호철이 3루 베이스로 가는 길목을 가로막는 주루 방해성 플레이를 했고 이에 롯데 측의 항의가 있었지만, 당시에도 비디오 판독 결과 판정은 아웃이었다.
문제는 이런 행동이 자칫 주자의 부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과거에는 프로야구에서 플레이 중 선수들이 부딪히거나 몸으로 베이스를 가로막는 것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관행이 있었다. 그러나 현대 야구에서는 부상 위험과 동업자 정신을 강조하는 분위기 속에 규정과 문화도 바뀌고 있다. 포수와 주자의 홈 충돌 방지 규정이 도입된 이유이기도 하다.
주자가 오직 베이스만 보고 전력으로 질주하는 상황에서 수비가 길목을 막고 있으면 충돌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이날 경기만 해도 주자였던 두산 이유찬은 손가락 부상을 당하며 결국 교체되어야 했다.
현대 야구에서는 누상에서 선수들의 충돌로 인한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수비하는 야수는 주자가 들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공간은 비워줘야 한다. 불과 4일 사이에 두 번이나 비슷한 플레이로 논란을 일으킨 NC의 수비는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고의가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NC의 플레이가 동업자 정신에 맞지 않는다는 것은 변함이 없다.
더 아쉬운 것은 비디오 판독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루방해성 플레이를 정당하다고 인정해준 KBO 심판진이다. 이는 선수들이 앞으로 부상 위험에 노출되더라도 위험한 수비를 그대로 방치하겠다는 선언이나 다름 없다.
더구나 5일 자 < MK스포츠 > 보도에 따르면, 4일 경기 2루심이었던 이용혁 심판은 당시 김주원의 플레이에 대해 주루방해를 선언했다. 주루방해로 인한 세이프 판정이 원심이었음에도 구심이 NC 벤치의 비디오 판정을 받아들였다는 것. 원칙적으로 주루방해 판정에 대해서는 비디오 판정을 신청할 수 없다.
만약 앞으로 구단들이 이 장면을 기준으로 주자의 동선을 가로막는 수비를 펼치겠다고 하면 선수들의 주루플레이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KBO 심판진이 향후 주루 방해성 수비의 판단 기준을 명확히 해야 하는 이유다.
야구는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법적인 규정 외에도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다. 경쟁은 치열하게 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동업자 정신이나 페어플레이를 위배하는 선까지 가서는 안 된다. NC의 수비 방식이나 심판진의 판정 기준이 과연 야구 팬들이 기대하는 상식에 맞는 것인지, 돌아보아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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