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드라마 ‘환혼’에서 서혜원이 ‘소이’를 연기하고 있다.
서혜원
서혜원은 2018년 웹드라마 <한입만>으로 데뷔했다. 세 여자의 우정과 각각의 연애를 다룬 드라마로 한 회의 조회수가 적게는 140만, 많게는 400만을 넘으며 인기를 끌었다. 그는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인 임수지 역을 맡았다. 이후 <환혼> <사내맞선> <끝내주는 해결사> 등 인기 드라마에 핵심 조연으로 출연해 배우로서 입지를 다졌다.
"인물의 특징을 최대한 살리려 인물에 저를 맞추지만 그 재료 역시 제게서 나오죠. 저와 가장 닮았다고 느끼는 인물은 <한입만>의 '수지'예요. 생각이 많고 신중한 성격이라 소심해질 때도 있는데 이런 면이 많이 닮았어요. 정반대의 캐릭터는 <사내맞선>의 '조유정'으로 자기애와 자신감이 넘치는데 허당미도 있어 밉지 않아요.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며 재밌다고 느꼈죠. <끝내주는 해결사>의 '강봄'은 형사 출신으로 지적인 능력, 물리적인 힘 등 모든 게 강한 인물이라 그때까지 맡은 캐릭터와는 성격이 사뭇 달라 도전이 됐죠."
- 다양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어떤 훈련을 하나요?
"평상시 사람을 관찰해요. 언젠가 낮에 자전거를 타고 동묘 앞을 지나는데 뒤에서 크게 '야! 야! 비켜!' 하는 거예요. 뒤돌아봤더니 술 취한 할아버지가 길을 막고 있다며 소리를 빽빽 지르고 있었어요. 순간 감각적으로 그분의 목소리 톤, 리듬, 대사를 수집했죠. 이런 호흡과 이런 말투! 나중에 써먹어야지 하면서요."
- 기분은 안 나빴나요?
"네(웃음). 내가 길을 막고 있었나보다 생각하면서 '네~' 하고 길을 비켜드렸죠. 아. 그리고 저는 아이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아요. <슈퍼맨이 돌아왔다> <금쪽같은 내 새끼> 등 아이들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데, 아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연기적으로도 영감 받을 때가 많아요. 어른보다도 본연의 기질이 잘 드러난다고 여겨져 '이 아이라면 이 역할을 어떻게 할까?' 하고 이입해 봅니다."
- 참신한 접근 방법이네요. 인물로서 표현 방식이 다채롭게 느껴졌는데 이 부분과도 접점이 있겠어요. 지금까지 배우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다져왔는데 좌절했던 순간도 있나요?
"오디션 기회조차 없던 시절, 이메일 발송 제한이 걸릴 때까지 지원서를 보냈어요. 단편영화, 연극, 상업영화 단역 할 것 없이 닥치는 대로 모두 다. 오디션 한 번 못보고 지원만 계속되던 어느 날 학교 선배에게 연락이 왔어요. 자기 동네 친구가 웹드라마 한다는데 혹시 오디션 보겠느냐고. 친한 선배도 아니었는데 학생 때 열의 있던 저를 떠올리고 연락했던 거였어요. 단번에 좋다고 한 뒤 오디션을 봤어요. 오디션만으로도 '연기하는 걸 봐주는 사람이 있다, 나 지금 누군가 앞에서 연기한다' 하면서 기뻤어요. 그래서 맡은 게<한입만>의 '수지'였어요. 사람 일이 언제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는구나 하고 깨닫는 순간이었죠."
- 기회가 왔을 때 잡았다는 건 이미 준비된 상태가 아니었을까요?
"언제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으려 노력해요. 중학생 때부터의 습관인데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시험공부처럼 최선을 다해요. 오디션 볼 때도 무조건 대사를 외워요. 보통 오디션 대본을 2~3일 전에 받는데, 매일 분석하고 연습해요. 여기서 중요한 건 잠을 잘 자는 것. 대학생 때 교수님이 연기는 잘 때 는다고 하셨는데 십분 동의했거든요. 열심히 익힌 뒤 자고 일어나면 정말 대사가 입에 붙어 있어요. 매일 그렇게 연습하고 반복해도 오디션 날까지 안 붙는 대사도 있는데, 그곳만 체크해 두고 오디션을 봅니다. 대본 없이 쭉 연기하다가 체크해 놓은 부분만 살짝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