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은 선재로 인해 삶의 의미를 되찾고, 자신의 삶을 유지하면서 힘껏 선재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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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덕질'은 한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모든 현상이 그렇듯 덕질 역시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공존한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응원하는 스타의 성취는 덕후들의 자존감을 향상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또한, 일상의 번잡함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는 '긍정적 중독'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존감 향상과 즐거움, 스트레스 해소의 원천이 오직 '덕질'에서만 올 경우, 스타가 무너질 때 덕후 자신마저도 무너져내리는 경험을 하기도 한다.
중요한 건 덕후가 삶의 주체성을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가 아닐까 싶다. 자신의 삶의 주체가 스타가 아닌 '나'임을 잃지 않는다면 덕질은 삶에 생기를 더해주는 긍정적인 원동력이 될 테다. 1회 현재 시점의 솔은 선재의 콘서트 날 자신이 원하던 직장에서 면접을 보러오라고 하자, 면접을 보러 간다. 최애의 콘서트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삶 또한 지켜가는 건강한 팬의 모습이었다. 이때 솔은 선재로 인해 생기를 얻는다.
반면, 과거로 돌아간 솔은 오직 선재에게만 몰두한다. 이 시기의 솔은 학교에서 위태해지고, 다른 관계도 제대로 맺어가지 못한다. 어른 솔은 자신의 주체성을 유지한 채 덕후로서의 정체감 또한 지켜가지만, 과거의 솔은 주체성마저 잃은 것이다. 어른 솔과 같은 덕후는 활동을 즐기면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겠지만 과거의 솔처럼 계속 지낸다면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덕후'가 청소년들의 전유물이 아닌 삶의 전반에서 중요한 '부캐'로 작용하고 있는 요즘. 덕후라면 거리를 두고 내 마음을 바라보는 것이 더욱 필요할 듯하다. 내가 덕후가 된 심리적 기제를 알고, 덕후와 스타의 관계적 특징을 이해하며 그 한계를 수용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나의 주체성을 잃지 않고, 더 오래도록 스타를 응원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럴 때 '덕후'로서의 정체감은 긍정적인 부캐가 되고, 이로 인해 삶 또한 풍성해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당신이 누군가의 덕후라면, <선재 업고 튀어>의 솔을 관찰하면서 각자의 '덕후'로서의 마음 또한 비춰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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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는 상담심리사. 심리학, 여성주의, 비거니즘의 시선으로 일상과 문화를 바라봅니다. 모든 생명을 가진 존재들이 '있는 그대로 존중받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