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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영화제 레드카펫 옆에 등장한 예산삭감 항의시위

개막식장 앞에서 피켓 시위... 영화제 기간 중 지속 예정

24.05.02 09:45최종업데이트24.05.0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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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일 오후 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장 앞에서 박영완 전북독협 이사장(왼쪽)과 백재호 한독협 이사장이 정부의 영화제 예산 삭감 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1일 오후 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식장 앞에서 박영완 전북독협 이사장(왼쪽)과 백재호 한독협 이사장이 정부의 영화제 예산 삭감 등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성하훈
 
 1일 오후 전주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전주 소리의전당 모악당 앞에서 독립영화인들의 항의 시위가 진행된 가운데, 전주영화제 이사인 엄용훈 삼거리픽쳐스 대표(우측)도 시위에 동참했다.
1일 오후 전주영화제 개막식이 열린 전주 소리의전당 모악당 앞에서 독립영화인들의 항의 시위가 진행된 가운데, 전주영화제 이사인 엄용훈 삼거리픽쳐스 대표(우측)도 시위에 동참했다. 성하훈
 
전주영화제의 개막식이 열린 1일 오후 전주 소리의전당 모악당 앞에서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에는 많은 관객이 몰렸다. 하지만 레드카펫에 입장하는 배우들만큼 주목을 끈 것은 독립영화인들의 피켓 시위였다.
 
백재호 한국독립영화협회(한독협) 이사장과 박영완 전북독립영화협회(전북독협) 이사장은 '독립예술영화 예산 대폭 삭감! 지역영화 예산 전액 삭감! 영화제 지원 예산 반토막! 영진위 문제부는 지역영화 관련 사업 원상복구하라!'는 구호가 적힌 피켓을 들고 개막식장 주위에 몰린 관객들에게 한국영화가 처한 현실을 알렸다. 때때로 레드카펫을 걷는 영화인들이 볼 수 있도록 피켓을 높이 치켜들며 호응을 유도하기도 했다.
 
개막식장으로 입장하던 영화인들은 이들을 격려하며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 전주영화제 이사인 엄용훈 삼거리픽쳐스 대표, 이영호 전 전북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조시돈 전북독립영화협회 대표, 정낙성 전 전북청소년영화제 집행위원장, 낭희섭 독립영화협의회 대표 등은 개막식장 입장을 늦추고 피켓 시위에 동참했고, 이준동 전 전주영화제 집행위원장, 곽용수 인디스토리 대표, 주희 엣나인필름 이사 등은 손을 맞잡고 힘을 불어 넣었다.
 
전주영화제 개막일에 영화인들이 시위에 돌입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그만큼 예산삭감과 블랙리스트 관련 인사 우대 등에 대해 영화인들의 반감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1일 오후 전주영화제 개막식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독립영화인들을 전북지역 독립영화 원로들이 격려하고 있다.
1일 오후 전주영화제 개막식장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독립영화인들을 전북지역 독립영화 원로들이 격려하고 있다. 성하훈
 
특히 올해 영진위 예산 삭감으로 인해 평소 국내영화제 40개 정도가 지원받던 영화제 지원 사업은 10개 영화제만이 지원받는 것으로 대폭 축소됐고 지원금도 절반 정도에 불과한 데다, 대부분의 독립영화제들은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면서 예전 보수 정권의 블랙리스트 때보다 더 심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의 시위를 지켜보던 국내 영화제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지원을 받지 못하게 됐는데, 마땅한 대책이 없어 막막하다"며 "주위에서 탄핵을 언급하는 말들이 귀에 들어올 정도"라고 말했다.
 
지원을 받은 국내 영화제들 역시 표정은 밝지 못했다. 영진위와 지자체의 지원금이 크게 삭감된 한 영화제 관계자는 '지원을 받은 것은 다행이나 반토막 난 예산에 마음이 무겁기만 하다"고 말했다.
 
개막 리셉션에 모인 영화인들은 최근 영화계 현안에 대해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지난주 발표된 9기 영상물등급위원회 위원 선임에 대해서도 일부 영화단체 관계자들은 "문제가 많은 사람을 골라서 임명한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다", "현 정부가 한국영화를 얼마나 우습게 보는지 드러난 것 같다", "총선에서 드러난 민의를 무시하고 있다"는 등등 유감을 나타냈다. (관련 기사 : "극단적 활동하던 분들" 9기 영등위원 선임에 영화계 우려)

영화제 기간 중 시위 계속
 
 6일 열린 예정인 '한국독립영화 연속 포럼' 중 지역 영화 정책 백지화 이후 지역의 생태' 토론
6일 열린 예정인 '한국독립영화 연속 포럼' 중 지역 영화 정책 백지화 이후 지역의 생태' 토론전주영화제 제공

영화인들은 전주영화제 공간을 활용해 전주를 찾는 영화인과 관객들에게 홍보전을 펼치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알려 나간다는 계획이다.

시위 첫 주자로 나선 백재호 한독협 이사장과 박영완 전북독협 이사장은 "전주영화제 일반상영이 시작되는 2일부터는 고사동 영화의 거리 메가박스와 CGV 상영관 앞에서 독립영화인들이 영화제 기간 중 계속 릴레이 시위를 벌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주영화제가 영화단체들과 함께하는 전주포럼 행사를 통해 최근 현안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다. 우선 2일 오후에는 '한국영화 생태계 복원을 위한 토론회'라는 이름으로 영화단체 대표들이 나서 토론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독과점 문제 등을 비판해 온 이하영(하하필름스 대표)와 독립영화 정책 전문가인 원승환(인디스페이스 관장)이 발제하고 김선아[(사)여성영화인모임 대표], 백재호[(사)한국독립영화협회 이사장], 이은[(사)한국영화제작가협회 회장], 이동하[(사)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 최낙용(한국예술영화관협회 회장)이 토론자로 나선다.
 
6일에는 '2024 한국독립영화 연속 포럼'이란 제목으로 오후 내내 ▲ 영화제 예산 삭감 ▲ 독립영화 정책 ▲ 지역 영화정책 백지화 이후 지역의 생태 등을 논의한다. 국내 대부분 독립영화단체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이는 시간으로 독립영화인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전주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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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독립영화, 다큐멘터리, 주요 영화제, 정책 등등) 분야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제보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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