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정관장 프로농구 플레이오프 울산 현대모비스와 수원 KT의 3차전에서 KT 배스가 3점 슛을 성공시킨 후 허훈과 몸을 부딪치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전역 후 달라진 허훈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허훈은 지난해 11월 전역 이후 KT에 복귀하여 2023-24 정규리그 27경기에서 15.1점 3.6어시스트 2.1리바운드, 1.1개의 스틸을 기록하며 2년만의 봄농구 복귀와 3위 등극에 힘을 보탰다. 여전히 잔부상으로 고전하기는 했지만 허훈이 있을 때와 없을 때 KT의 경기력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6강 플레이오프 역시 허훈을 위한 무대였다. 송영진 감독의 전략적인 체력 안배속에서 출장시간을 조절하면서도 3경기 평균 20점 3.7어시스트 2.3리바운드로 제몫을 다했다. 1승1패로 맞선 3차전에서는 4쿼터에만 8점을 꽂는 클러치타임으로 흔들리던 분위기를 KT 쪽으로 돌려놓는 데 기여했다.
4차전에서도 동료들을 활용한 스크린과 간결한 패스로 공격을 주도하는 효율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정규리그에서 변수로 지적되었던 배스와의 공존 문제도 역할분담을 통하여 어느 정도 해법을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원투펀치의 개인기량을 극대화한 플레이에 초점을 맞춘 송영진 감독의 전략이 적중하면서 KT는 10년만의 플레이오프 시리즈 승리라는 값진 보답을 얻을 수 있었다. 아울러 2006-07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7차전 석패의 아쉬움을 안겼던 현대모비스를 상대로 무려 17년 만의 설욕에 성공했다.
허훈의 KT가 4강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하면서 형 허웅과의 '챔프전 형제 더비' 가능성도 주목받고 있다. 허웅의 KCC를 정규리그 5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여 6강전에서 4위 SK를 3연승으로 스윕하고 준결승에 오르는데 성공했다.
허웅-허훈 형제는 아직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경험은 없다. 허웅 역시 아직 우승 경험이 전무하다. 리그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로 자리잡은 두 형제지만, 정규리그에 비하여 봄농구에서의 족적이 아직 미미하다는 것은 공통적인 아쉬움으로 남아있다.
두 형제가 사상 첫 챔프전에서 격돌하려면 각각 1위 원주 DB와 2위 창원 LG의 벽을 뛰어넘어 업셋을 이뤄내야 한다. 허웅의 KCC는 송교창-최준용-라건아-이승현으로 이어지는 호화전력을 앞세워 '5위팀 최초의 챔프전 진출'이라는 이변을 꿈꾸고 있다. 허훈의 KT는 LG을 상대로 정규리그 상대 전적에서 2승 4패로 열세다.
나란히 동반 4강행으로 봄농구 커리어의 스텝업을 이뤄낸 허웅-허훈 형제, 내친김에 챔프전에서도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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