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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홍호,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새 역사 쓸까

[주장] 항저우에서 도하, 그리고 파리까지... 황선홍 감독의 매직 실현될까

24.04.13 09:52최종업데이트24.04.1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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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U-23 축구 대표팀의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이 5일 오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전지훈련 캠프가 마련된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하고 있다.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한 이번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은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대기록 달성을 노린다.
2024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출전하는 U-23 축구 대표팀의 황선홍 감독과 선수들이 5일 오전 인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전지훈련 캠프가 마련된 아랍에미리트(UAE)로 출국하고 있다. 파리 올림픽 아시아 예선을 겸한 이번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은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대기록 달성을 노린다. 연합뉴스
 
'황새' 황선홍 감독이 또한번 한국축구의 역사를 다시 쓸까.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이 결전의 땅 카타르 도하에 입성하여 '10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이라는 역사에 도전한다.
 
황선홍호는 오는 4월 15일 카타르에서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 최종 예선 겸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 참가해 파리행 티켓을 노린다. B조에 속한 한국은 UAE(4월16일) 중국(4월19일) 일본(4월22일)과 차례로 격돌한다.
 
이번 대회에는 총 16개국이 참가하며 4개 팀씩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치른다. 3위 이내에 들어야 올림픽 본선 직행권을 얻을 수 있다. 4위는 아프리카의 기니와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남자 축구 올림픽 10회 연속 본선 출전 기록은 내로라하는 스포츠 강국들도 아직 이루지 못한 세계 최초의 도전이다.
 
AFC U-23 아시안컵은 2014년 창설돼 2년마다 개최되는 대회로 올해가 6회째다. 올림픽이 예정된 해에는 올림픽 본선진출권이 걸린 예선전을 겸한다.
 
한국은 2020년 태국 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바 있으며 준우승(2016년 카타르)도 한번 기록했다. 아시안컵 통산랭킹에서는 21승 3무 4패(승점 66점)으로 이라크(승점 48점), 일본(46점)을 제치고 압도적인 1위다. 통산 우승 횟수는 대한민국, 일본, 사우디, 우즈베키스탄, 이라크가 사이좋게 각각 1번씩 나눠가졌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황선홍 감독에게는 두 번째 도전이기도 하다. 황선홍호는 지난 2022년 우즈벡 U-23 아시안컵 8강전에서 라이벌 일본에 0-3으로 완패하며 대회 역사상 최초로 4강진입에 실패하는 굴욕을 당했다. 황선홍 감독에게도 지도자 커리어를 통틀어 가장 손꼽을만한 뼈아픈 순간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황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고, 올림픽 본선진출권이 걸린 대회가 아니었기에 비난 여론이 거셌지만 일단 황 감독은 지휘봉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후 황 감독은 지난해 1년 연기 끝에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축구의 3연패를 이끌며 명예회복에 성공했다.
 
황선홍 감독에게 이번 U-23 아시안컵은 2년전 '타슈켄트 참사'의 설욕전인 동시에, 파리올림픽 본선티켓까지 걸려있는 중요한 무대다. 올해 초 A대표팀 '클린스만호'가 아시안컵에서 굴욕을 당했던 같은 장소인 카타르에서 한국축구의 명예회복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담겨 있다.
 
만일 우승을 차지하면 파리올림픽 본선까지도 밝은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지만, 3위 이내에 들지 못하면 본선에 오르더라도 험난한 가시밭길이 기다리고 있다. 심지어 8강 이하의 성적은 1988년 서울 대회 이후 40년 만의 올림픽 본선진출 실패와 동시에, 황선홍 감독의 지도자 커리어까지 몰락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현재 황선홍호를 둘러싼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하필이면 시작부터 최대의 난적으로 불리는 라이벌이자 우승후보 일본과 한 조에 속했다. 중국과 UAE도 전력차를 떠나 만만하게 볼 수 없는 상대다. A대표팀이 최정예멤버로도 지난 아시안컵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는데, 아시아축구의 상향평준화는 연령대별 대표팀도 예외가 아니다.
 
최상의 전력으로 나서도 우승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황선홍호는 시작부터 선수구성에 큰 차질까지 빚게 됐다. 황선홍 감독은 지난달 29일 대회에 나설 23명의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다수의 해외파 선수들을 소집했지만 양현준(셀틱), 김지수(브렌트퍼드) 등이 소속팀의 반대로 끝내 차출이 불발됐다. 정상빈(미네소타)은 개막 하루전에야 겨우 팀에 합류한다.
 
K리거들이 대체선수로 합류했지만 조직력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2년 전 이강인, 홍현석 등 유럽파를 모두 가동하고도 4강조차 들지 못했던 것을 감안할 때 걱정스러울 수밖에 없다.
 
대표팀에 대한 대한축구협회의 안이하고 부실한 지원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같은 조에 속한 일본도 유럽파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지만, 일본 축구협회는 유럽구단들과 긴밀한 소통을 통하여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린 유럽파 5인을 모두 정상 합류시켰다. 행정력의 차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대목이다.

심지어 축구협회는 아시안컵 이후 클린스만의 경질로 공석이 된 A대표팀의 3월 A매치를 위해 황선홍 감독을 대표팀 감독 자리에 앉혔다. 다행히 '황선홍 없는 황선홍호'는 아시안컵 전초전 격으로 열린 지난 2024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대회에서 감독 없이도 우승을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번에도 한국축구가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지만, 황선홍호는 '원팀'으로 똘똘뭉쳐 다시 한번 기적을 이뤄낸다는 각오다. 황 감독은 대회 출국 직전 인터뷰에서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이기도 하기 때문에 각오가 남다르다"라며 "굉장히 힘든 대회가 예상이 되지만 우리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노력해서 반드시 우리가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항저우에서 도하로, 그리고 파리까지 꿈꾸는 황선홍 감독의 매직은 실현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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