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여기는 아미코>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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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마무라 나쓰코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여기는 아미코>는 점점 존재감을 상실해 가는 한 아이의 일상을 환상동화처럼 그려낸다. 가족에게 버림받는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순수함 때문에 가슴이 아릴 정도다. 마치 혹독한 현실을 잊기 위해 환상의 세계를 만들어 낸 <판의 미로 :오필리아와 세 개의 열쇠>가 생각날 정도로 잔인하다. 인생 첫 연기를 보여준 아미코 역의 오사와 카나는 아미코 자체가 되어 관객의 시선을 강탈한다. 올해 기억할 만한 데뷔작이자 캐릭터로 남을 것 같은 강렬한 연기를 선보였다.
이쯤 되면 가족은 알고도 무관심으로 방관했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죽은 동생이 내는 소리일지 모른다고 말해도 묵묵부답이다. 대꾸해 주는 데도 지쳤는지 아예 무반응이다. 부모, 형제, 친구 누구도 아미코의 이야기를 들어주지 않는다. 급기야 죽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태연하고 씩씩하게 행동한다. 오히려 더 큰 소리로 노래를 부르며 무서움을 이겨내려 한다.
아미코는 외롭지만 도와 달라고 소리치지 않는다. 어떻게 도움을 청할지 모른다는 게 맞을지도 모른다. 적막함만 감돈다. 답변을 받지 못하는 무전기만 붙들고 연신 외친다. '여기에 아미코가 있다'라고. 아미코는 여느 아이들과 다른게 아니라, 아픈 아이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한 아이, 감당할 수 없는 부모, 이해하지 않으려는 주변의 태도 등이 아이를 그렇게 만들었을 수 있다.
한 사람이라도 아미코의 외침을 귀 기울여 주었다면 조금은 달라졌을까. 차가운 현실의 벽에 부딪혀 점점 외톨이가 되어간다. 가족보다는 슈퍼 아줌마, 지나가던 아저씨, 양호 선생님, 밤톨머리 동급생이 괜찮냐고 물어봐 주는 게 다다. 그때마다 아미코는 머쓱해서인지, 괜찮은 건지 씩씩하게 대꾸한다. '정말 괜찮다고..' 그 말에 더욱 가슴이 먹먹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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