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의 활약이 커지면서 현재 인도네시아에도 V리그가 중계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한국축구에게 많은 아픔을 남겼던 2023 AFC 아시안컵에서는 중동 국가들의 강세 속에서 동남아시아 팀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김판곤 감독이 이끄는 말레이시아는 정예멤버가 모두 출전한 한국과 3-3으로 비기는 이변을 연출했고 D조에 속했던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 역시 역대 처음으로 아시안컵 16강에 진출하는 감격적인 순간을 누렸다. 하지만 여자배구에서는 한국이 한 번도 인도네시아를 적수로 생각한 적이 없었다.
따라서 2023년 4월 처음으로 실시된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3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던 정관장이 인도네시아 출신의 메가를 지명했을 때 의아하게 생각하는 배구팬이 많았다. 게다가 메가의 포지션은 외국인 선수의 고정 포지션으로 여겨지던 아포짓 스파이커. 메가가 아무리 동남아시아 무대에서 알아주는 아포짓 스파이커라 해도 아포짓 스파이커의 점유율이 높은 V리그에서 버틸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선이 많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메가의 기량은 배구팬들의 예상을 훌쩍 뛰어 넘었다. 그저 히잡을 쓰고 경기에 나서는 게 독특해 보였던 메가가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서 지젤 실바(GS칼텍스)와 브리트니 아베크롬비(기업은행),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현대건설) 같은 쟁쟁한 외국인 선수들과 대등하게 경쟁했기 때문이다. 팀 내 토종 선수와의 경쟁에서도 밀릴 거라 예측했던 일부 배구팬들을 머쓱하게 만드는 결과였다.
더욱 대단한 사실은 메가의 활약이 정규리그 5경기를 남겨두고 있는 시즌 후반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1라운드에서 득점 4위(138점)를 기록했던 메가는 6라운드를 치르고 있는 현재까지도 31경기에서 660득점을 기록하며 득점 7위를 달리고 있다. 국내 선수 중 메가보다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는 선수는 김연경(흥국생명,672점) 한 명 뿐이고 아시아쿼터 선수들로 한정하면 333득점의 레이나 토코쿠(흥국생명)를 2배 가까이 앞서고 있다.
메가는 인도네시아 배구를 한국에 알리고 V리그를 인도네시아에 알리는 '홍보대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실제로 정관장의 공식 유튜브 채널은 최근 V리그 구단 최초로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했는데 이는 메가로 인한 인도네시 팬들 유입 효과가 상당히 컸다. 메가의 대활약으로 인해 이제 다음 시즌 각 구단들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동남아시아 공격수 중 메가 같은 '진주'를 찾기 위해 눈에 불을 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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