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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 레전드' 김단비, WKBL 통산 최다승 등극

[여자농구] 23일 신한은행전 94-75 승리 견인하며 개인 통산 318승 달성

24.02.24 09:20최종업데이트24.02.2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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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리그 2위를 확정한 우리은행이 안방에서 신한은행을 완파했다.

위성우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 우리WON은 23일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은행 우리WON 2023-2024 여자프로농구 6라운드 신한은행 에스버드와의 홈경기에서 94-75로 대승을 거뒀다. 우리은행은 신한은행의 에이스 김소니아가 무릎통증으로 결장한 가운데 열린 신한은행과의 홈경기에서 2쿼터 24-8의 절대우위를 앞세워 시즌 22번째 승리를 챙겼다(22승6패).

우리은행은 박지현이 32득점을 기록하며 우리은행의 대승을 이끌었고 최이샘도 19득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사실 이날 경기는 순위가 결정된 상황에서 정규리그의 나머지 일정을 소화하는 '가비지 경기'에 가까웠다. 하지만 이날은 여자프로농구 역사에 새 기록이 작성된 의미 있는 날이었다. 우리은행의 에이스 김단비가 여자프로농구 역사상 개인통산 최다승 신기록(318승)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개인기량-팀 전력 더해야 얻을 수 있는 승리
 
 김단비는 23일 '친정' 신한은행을 상대로 개인 통산 318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김단비는 23일 '친정' 신한은행을 상대로 개인 통산 318승의 위업을 달성했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현역시절 KBO리그 역사에 남을 강타자로 군림했던 이대호는 통산 1971경기에 출전해 타율 .309 2199안타374홈런1425타점972득점이라는 뛰어난 기록을 세웠다. 심지어 이대호의 성적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활약했던 4년과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활약한 1년의 시간을 제외한 기록이다. 하지만 재팬시리즈 MVP에 선정됐던 강타자 이대호도 KBO리그에서는 우승은커녕 은퇴할 때까지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조차 밟지 못했다.

이처럼 단체 스포츠 선수에게는 개인기량 만큼이나 어떤 팀에서 활약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강 팀에서 활약하면 개인성적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많은 승수와 함께 여러 개의 우승반지를 챙길 수도 있지만 반대로 약 팀에 속해 있으면 아무리 개인성적이 뛰어나도 우승과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리그 최고의 포워드로 군림하고도 11년 동안 챔프전 근처에도 가보지 못했던 김정은(하나원큐)이 2017년 우리은행 이적을 선택했던 이유다.

김단비 이전까지 WKBL 역대 최다승 기록(317승)을 보유하고 있던 강영숙은 현역 시절 궂은 일에 능하고 성실한 플레이를 자랑하는 '블루워커 센터'로 이름을 날렸다. 특히 2010-2011 시즌에는 신한은행의 주장으로 활약하며 11.3득점7.6리바운드의 성적으로 정규리그 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강영숙이 은퇴 후에도 9년 가까이 최다승 기록을 보유할 수 있었던 비결에는 팀을 잘 만난 덕도 분명히 있었다.

WKBL 출범 후 첫 신인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5순위로 춘천 한빛은행(현 우리은행)에 입단한 강영숙은 2004년 겨울리그까지 우리은행에서 활약한 후 신한은행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마침 강영숙이 주전급 선수로 도약한 2006년 신한은행은 정선민과 하은주를 차례로 영입하며 WKBL 최강으로 군림했다. 강영숙은 은퇴하기 직전 두 시즌에도 신한은행으로부터 최강 자리를 물려 받은 우리은행에서 활약하며 많은 승수를 올릴 수 있었다.

312승으로 개인 최다승 3위에 올라있는 임영희(우리은행 코치)도 마찬가지. 임영희는 프로에 입단하자마자 한창 전성기를 보내던 신세계 쿨캣에서 4개의 우승반지를 차지하며 초창기부터 많은 승수를 쌓았다. 그 후 약체로 전락한 신세계와 우리은행에서 다소 고전하기도 했지만 2012-2013 시즌부터 우리은행이 리그 최강팀으로 도약하면서 은퇴 직전까지 많은 승수를 챙겼고 312승을 기록하며 현역생활을 마감했다.

최다승 달성한 김단비, 내친김에 400승까지?
 
 17시즌 동안 515경기를 소화한 김단비의 통산 승률은 61.7%(318승197패)에 달한다.

17시즌 동안 515경기를 소화한 김단비의 통산 승률은 61.7%(318승197패)에 달한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김단비는 200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레알신한'의 신화를 써내려 가기 시작한 신한은행에 입단하며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김단비는 입단 초기 전주원(우리은행 코치)과 정선민, 하은주 등 쟁쟁한 멤버를 거느리고 있던 신한은행에서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했고 퓨처스리그를 통해 경험을 쌓으면서 기량을 끌어 올렸다. 그리고 김단비는 3년 차 시즌부터 본격적으로 1군 멤버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김단비는 신한은행에서 활약하면서 5번의 챔프전 우승을 차지했고 2011-2012 시즌에는 16득점5.7리바운드3.6어시스트의 'MVP급' 활약을 선보이며 신한은행의 새로운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2012-2013 시즌부터 WKBL의 왕좌는 신한은행에서 우리은행으로 넘어갔고 김단비는 신한은행을 홀로 이끄는 '외로운 에이스'가 됐다. 최강으로 군림하던 신한은행의 성적이 중위권으로 떨어졌지만 김단비는 꾸준히 신한은행을 지켰다.

그렇게 크고 작은 부상과 코로나19처럼 전 세계를 강타한 무서운 질병에도 한결같이 신한은행의 에이스로 활약하던 김단비는 2022년5월 프로입단 15년 만에 처음으로 신한은행을 떠나 우리은행으로 이적했다. 이적 첫 시즌 30경기에 모두 출전해 17.2득점8.8리바운드6.1어시스트로 대활약한 김단비는 11년 만의 통합우승과 함께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휩쓸면서 개인으로도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김단비는 박지수(KB스타즈)가 건강하게 복귀한 이번 시즌 최고의 선수 자리를 박지수에게 내줬지만 28경기에서 18.6득점9.1리바운드4.9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한결 같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정규리그 2위가 확정됐음에도 안방에서 열린 23일 신한은행전에 정상적으로 출전한 김단비는 15득점1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친정팀을 상대로 WKBL 역대 개인 통산 최다승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2007년 11월 15일 프로 데뷔 후 통산 515경기를 소화한 김단비는 신한은행에서 271승, 우리은행에서 47승을 거두며 318승을 달성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어느덧 만33세의 베테랑이 된 김단비가 프로 17번째 시즌에도 여전히 전성기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10년 넘게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은행의 전력과 김단비의 뛰어난 기량을 고려하면 전인미답의 400승 도전도 결코 불가능한 목표로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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