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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 도전 농구대표팀, '항저우 참사' 딛고 날개 펼까

[주장] 안준호 감독 데뷔 무대, 농구팬 평가 엇갈려

24.02.20 12:01최종업데이트24.02.20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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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항저우 참사'의 악몽을 딛고 다시 시작한다. 안준호 감독이 이끄는 농구대표팀은 2025년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예선 경기 출전을 위해 지난 2월 19일 호주로 출국했다. 22일 호주와 원정 경기를 치른 뒤 국내로 돌아와 25일에는 강원도 원주에서 태국과 홈 경기를 소화하는 일정이다.
 
아시안컵 예선 A조에 편성된 한국은 호주, 태국, 인도네시아와 2025년 2월까지 홈 앤드 어웨이로 경기를 펼친다. 조 2위 안에 들면 2025년 아시아컵 본선 출전권을 획득한다.
 
FIBA 랭킹 4위의 강호 호주가 무난히 조 1위를 차지할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51위의 한국은 약체로 꼽히는 인도네시아(74위)와 태국(91위)을 반드시 잡아야 본선 진출권을 확보할 수 있다.
 
지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이후 첫 대표팀 소집이자,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안준호 신임감독의 데뷔무대이기도 하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추일승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우승을 목표로 했으나, 정작 결과는 대회 역사상 최악의 성적인 7위에 그쳤다.
 
당시 추일승호는 결선리그에서 2군을 파견한 일본에 덜미를 잡히는 굴욕을 당하면서 대진운이 꼬였고, 우승후보인 홈팀 중국에게 8강에서 완패하며 메달권에서 밀려났다. 순위결정전에서도 연패를 이어간 한국은, 그나마 최종전에서 다시 만난 일본과의 리턴매치를 설욕하며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는데 만족해야 했다. 
 
추일승호는 믿었던 주축 선수들의 연이은 줄부상으로 정상적인 전력을 꾸리는데 실패했다. 대표팀에 대한 농구협회의 부실지원을 둘러싼 각종 문제도 여전했다. 결국 제대로 된 국제 평가전이나 상대팀에 대한 전력분석도 부족한 상황에서 대회에 임한 대표팀은, 내용 면에서도 졸전을 거듭했다. 
 
'항저우 참사'로 농구대표팀을 향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자 허훈, 김종규 등 대표팀 선수들은 아시안게임의 부진을 사과하며 협회와 한국농구계의 변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추일승 감독은 아시안게임을 끝으로 계약기간이 만료되며 자연스럽게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농구협회는 공석이 된 감독직에 면접을 거쳐 올해 1월 23일 안준호 감독과 서동철 코치를 새로운 코칭스태프로 선임했다. 여자 실업농구 코오롱, 남자프로농구 청주 SK(현 서울), 서울 삼성 감독 등을 역임한 '백전노장' 안준호 감독은 2011년까지 삼성 감독직을 내려놓은 후 약 13년 만에 지도자로 현장에 복귀하게 됐다.
 
안준호 감독을 바라보는 농구팬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능력있는 지도자였음에는 분명하지만, 현재는 칠순을 바라보는 고령에 오랜 현장공백기로 인하여 달라진 현대농구의 흐름을 따라올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또한 현역 프로 감독시절에도 개성강한 스타 선수들과의 관계에서 여러 유명한 일화가 많았던 안 감독이, 요즘 젊은 선수들을 제대로 통제할 수 있겠냐는 의구심도 적지 않다.
 
안준호 감독은 '원 팀 코리아'(One Team Korea)를 새로운 농구대표팀의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변화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안 감독은 빠른 공수 전환을 통한 스피드 농구를 추구할 것을 선언했다. 선수들에게는 국가대표다운 사명감과 책임감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준호호'의 첫 대표팀 주장에는 놀랍게도 귀화선수인 라건아(부산 KCC)를 낙점했다.
 
또한 이번 안준호호 1기는, 라건아와 김종규(원주 DB) 등 몇몇 베테랑을 제외하면 젊은 선수들 위주로 본격적인 '세대교체'의 가능성을 점검하는데 의미가 있다.  아쉽게도 허훈(수원 KT)과 최준용(부산 KCC), 전성현(고양 소노) 등이 부상으로 줄줄이 낙마한 가운데, 어느덧 리그 MVP급 선수로 성장한 '99년생 듀오' 이정현(고양 소노)와 하윤기(수원 KT)를 필두로, 박무빈-이우석(현대모비스), 변준형(상무), 오재현(SK), 송교창(KCC) 등이 향후 대표팀을 새롭게 이끌어나가야 할 주역들이다.

다만 첫 경기부터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났다. 호주는 탈아시아급의 세계적인 강팀으로 꼽힌다. 2017년 아시아컵에 첫 출전한 후 지난 2022년 대회까지 2연패를 해낸 디펜딩챔피언이기도 하다.

이번 아시아컵 예선은 항저우 참사의 아픔을 딛고 한국농구가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판단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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