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오리지널 시리즈 <더 커뮤니티: 사상검증구역> 캡쳐 이미지
웨이브
이처럼 <사상검증구역>은 다양한 방식을 동원해 사상 검증에 나서며 입주자들이 자신의 신념에 대해 다시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보도록 만든다. 첫 탈락자가 발생했을 때의 상황을 돌이켜 보자. '그레이'는 자신을 의심한다는 이유로 '하마'를 사상검증해서 그의 (커뮤니티 내에서의) 생존권을 박탈한다. 공동체의 전원 생존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던 그의 변심은 다소 의아하기까지 했다.
이때 탈락면제권을 보유하고 있는 입주자들은 주저하며 하마에게 양도하지 않고, 결국 하마는 씁쓸히 퇴소하게 된다. 이 장면은 우리의 민낯을 고스란히 보여주는데, 결국 생존 앞에 공동체는 쉽게 와해된다. 또 불순분자 '벤자민'이 '마이클'을 사상검증하자, 종신 리더인 '백곰'이 탈락면제권을 양도한다. 개인적 약속에 기반해 자신의 것만 양도를 했을 뿐, 리더로서 다른 인물들의 탈락 면제권 사용을 독려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는다.
'낭자'가 퇴소 당하는 상황도 마찬가지다. '지니'는 자신의 안위를 염려해 주저하다 뒤늦게 탈락면제권을 양도하려 하지만 너무 뒤늦은 결정이었다. '백곰'은 공동체의 일원인 '낭자'를 구하기 위해 애쓰기보다 '낭자'가 '아직 기자로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입주자들은 탈락면제권 사용은 전적으로 '지니'의 선택이라며 뒷짐을 진다. 실망감과 공포심이 공동체를 잠식하게 되었다.
<사상검증구역>은 성인이 된 후 '지식'으로 습득한 신념이 얼마나 허술한지 선명하게 보여주고, '나'라는 사람을 형성하는 이념이라는 게 실상 굉장히 허약한 것임을 증명한다. 생존이라는 지엄한 과제 앞에 우리는 평소의 신념과 별개로 얼마든지 타인과 협력할 수 있다. (물론 배신할 수도 있다.) 역할과 상황에 따라 자신의 신념과 다른 입장을 이해할 수도 있고, 받아들이는 것도 가능하다.
다시 말해 훨씬 더 유연해질 수 있다는 뜻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상검증구역>에 참여해야 한다. 이 엄청난 몰입감에 스스로를 던질 필요가 있다. 평소 갖고 있던 고정관념과 선입견이 파훼되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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