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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때녀' 구척장신, 극적인 승강 PO 진출... 신입 GK 요요의 맹활약

[TV 리뷰] SBS <골 때리는 그녀들> 강등 징크스 피하지 못한 김병지 감독

24.02.15 10:29최종업데이트24.02.15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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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FC 구척장신이 FC 국대패밀리를 꺾고 리그 강등 일보직전에서 한 고비를 넘기는 데 성공했다.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 제4회 슈퍼리그 5-6위전에서 구척장신은 국대패밀리와 승부차기까지 치르는 혈투 끝에 5대 4로 승리를 거두며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패하면 무조건 강등"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두 팀은 각각 전후반 20분 동안 한 골씩 주고 받는 접전을 치른 후 승부차기에 돌입했고 신입 골키퍼 요요의 선방에 힘입은 구척장신이 5위를 차지하며 리그 잔류를 위한 불씨를 되살렸다. 

일단 5위를 확정 지은 구척장신은 다음주 21일 방영되는 승강 PO에서 챌린지리그 2위팀 탑걸과 경기를 치르게 된다. 여기서 승리한 팀이 슈퍼리그 진출 혹은 잔류하며 패한 팀은 챌린지리그로 내려가게 된다. 한편 지난 시즌 챌린지리그 1위에 올라 슈퍼리그에 복귀했던 국대 패밀리는 불과 한 시즌 만에 다시 강등되는 아픔을 겪고 말았다.  

구척장신, 포지션 변경 및 김영광 특훈으로 승부수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조별리그 2경기 모두 한 골 차 패배를 극복하지 못했던 구척장신은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다. 중요한 시합을 앞두고 골키퍼를 교체하는 초강수를 둔 것이다. 아이린 하차 후 골문을 책임지던 진정선을 필드 플레이어로 전환하고 신입 멤버 요요를 골키퍼로 배치한 것이다.  

​이는 체력은 월등히 좋지만 발 기술이 부족한 요요의 활용 문제, 송해나 하차 후 발생한 수비진 공백 및 공격력 침체 등을 극복하기 위한 하석주 감독의 마지막 카드였다. 그동안 후방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허경희가 2선으로 물러나자 원할한 공격이 이뤄지지 못했고 이는 이현이 혼자 고립되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더군다나 원할한 공수 연결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주전 선수들의 체력 소모가 커지는 이중고까지 겹쳤다. 

결국 고심 끝에 하석주 감독은 최근 은퇴를 발표한 국가대표 출신 K리그 레전드 골키퍼 김영광에 요요를 맡겨 긴급 과외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풋살팀에서 골키퍼를 본 경험자였지만 그곳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한 슛팅을 막아야 하는 <골때녀> 경기는 큰 부담을 줄 수밖에 없었다. 이에 김영광은 단 3일에 걸쳐 가장 필요한 부분만 요점 정리식으로 교육에 임했고 이는 결국 5-6위전 승리로 연결되었다. 

진정선 깜짝 동점골, 요요 승부차기 선방으로 기사회생​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전반전을 득점없이 끝낸 두 팀은 후반 총공세를 펼쳤다. 연이은 호수비에 가로 막혀 좀처럼 골 운이 따르지 않던 두 팀의 균형을 먼저 깨뜨린 건 국대패밀리였다. 후반 5분 김민지의 과감한 우측 돌파에 이은 왼발 슛이 골키퍼 요요의 선방에 막혔지만 반대편에서 질주한 황희정이 세컨드 볼을 그대로 밀어 넣어 선취골을 만들었다.

자칫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에서 구척장신을 구해낸 건 필드 플레이어로 복귀한 진정선이었다. 상대팀 수비수 나미해의 패스 미스를 그대로 오른발 터닝 슛으로 연결시켜 1대 1 동점을 만든 것이다. 깜짝 득점에 힘입어 패배 일보 직전에서 기사회생한 구척장신은 이후 승부차기에서 기적과 같은 명승부를 연출했다.  

​차서린의 실축으로 인해 자칫 패배 일보직전까지 내몰렸지만 골키퍼 요요가 국대패밀리 마지막 키커 김수연의 슛을 침착하게 막으면서 4대 4로 원점을 만들었다. 이어 양팀의 GK들이 키커로 나섰고 요요가 먼저 골을 성공시킨 데 이어 상대 키커 명서현의 슛을 몸으로 차단해 5대 4 승부를 매듭지었다.  

과감한 포지션 변경... 잔류 위한 두 번째 기회 마련​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지난 14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의 한 장면. ⓒ SBS

 
하석주 감독의 포지션 변경 결정이 결과적으로 구척장신에겐 승리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공교롭게로 자리를 맞바꾼 진정선, 요요가 중요한 순간마다 득점과 선방으로 기대에 부응한 것이다. 특히 가장 부담감 큰 경기에서 GK 데뷔전을 치른 요요는 MVP감으로도 손색이 없는 맹활약을 펼쳤다.  

K리그 605경기 출전(역대 2위)의 베테랑 '스승' 김영광이 "떨려 죽을 뻔했다. 오늘 제일 떨렸다"는 농담반 진담반의 소감을 피력할 만큼 이번 두 팀의 승부는 현장 뿐만 아니라 시청자들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든 명승부였다. 아직 1경기가 남아 있지만 구척장신으로선 내친 김에 승강 PO까지 승리로 장식해 강팀의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진짜 이기고 싶었는데..."  

반면 K리그 역대 출전 1위 (706경기) 기록 보유자인 김병지 감독은 또 한 번 강등의 쓴 맛을 보고 말았다. 역대 5-6위전 4전 4패라는 아픔을 피하지 못한 것이다. 경기 전 골대 주변에 막걸리도 뿌리면서 필승의 의지를 불태웠지만 그의 바람은 아쉽게도 이뤄지지 못했다. 이 또한 축구가 만들어내는 묘미 중 하나일 것이다. 누군가에겐 짜릿한 승리의 기쁨이 또 다른 이에겐 반드시 깨야만 하는 징크스라는 2가지 상반된 모습은 이번 5-6위전의 또 다른 재미이기도 했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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