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플랜 75> 스틸 이미지.
찬란
영화의 도입부 피투성이가 된 한 남성은 '일본의 미래를 위해 행동했다. 언젠가 다른 이들도 나를 이해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스스로 죽음을 택한다. 2016년 발생한 '사가미하라 사건'이다. 20대 남성이 장애인 시설에 들어가 장애인 19명을 죽이고 27명을 다치게 한 사건으로 일본에서 벌어진 최악의 살인사건으로 여겨진다.
하야카와 감독은 해당 사건이 <플랜75>의 모티브가 되었다며 "범인이 범행 동기에 대해서 진술할 때 '장애인은 삶의 가치가 없다. 불행을 양산할 뿐이다'라는 말을 했다. 이 말을 들으면서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사람의 가치를 생산성으로 빗대는 것은 이미 이 사회 속에서 일어나고 있다. 언젠가 일어날 수밖에 없는 사건이 아니었나라는 생각했고 굉장히 위기감을 느꼈다"라고 말했다.
<플랜75>에 관해 한 영국 언론은 기사의 제목으로 '스틸휴먼'이란 단어를 언급했다. 사회에서 나를 인간으로 봐주는 것은 어디까지인가. 내가 사회에 기여하지 못할 때 사회는 나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 것인가.
영화 속 정부에게 노인들은 더 이상 보호해야 할 국민이 아니다. 국가를 위해 사라져야 하는 그들에게 정부가 제공하는 목숨값은 10만 엔에 불과하다.
약자는 도태돼야 한다는 야만적인 생각. 이런 생각이 계속된다면 지금 고령자에게 겨눠진 화살은 어디를 가리키게 될까. 장애인 그리고 난민 등 사회적 약자로 규정지어진 그들에게 도움보다 죽음을 권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그리고 그 화살은 언젠가 나를 가르키게 될 것이다.
존엄하게 죽을 권리를 말하는 영화 속 정부에 존엄하게 살 권리는 없었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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