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크레센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실황> 스틸
오드 AUD
영화는 콩쿠르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만의 의미를 강조한다. 설립 목표는 두 가지였다.
첫째는 젊은 음악가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돕고, 둘째는 더 많은 대중과 클래식을 향유하고자 하는 것. 60년 대회 역사상 최연소 기록의 우승자로 기록된 임윤찬은 '함께 공유' 모티프에 부합하는 스타다.
우승자에게는 상금 외의 3년간 커리어 관리, 예술적 지원, 홍보 지원 등 체계적인 관리가 제공된다. 우승의 기쁨을 만끽할 시간은 생각보다 짧다. 쉴 틈 없이 바쁜 일정을 쫓겨 여행과 연주로 남은 시간을 채워간다.
특히 임윤찬이 참가했던 제16회 콩쿠르는 팬데믹으로 한 해 미뤄져 2022년 진행됐다. 갓 18세를 넘긴 임윤찬이 극적으로 합류하게 된 것이다. 시련, 좌절, 역경을 딛고 놀라운 기교를 선보인 전 세계의 피아니스트 사이에서 수수한 더벅머리의 임윤찬은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처럼 보였다.
조용한 카리스마가 무엇인지 알려주는 임윤찬은 때로는 아이처럼 사뿐사뿐, 때로는 성난 야수처럼 성큼성큼 피아노와 대화를 시도한다. 그때마다 다채로운 표정과 몸짓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우승 직후 "계속 음악을 할 수 있는 이유는 그저 음악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결선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 영상은 유튜브 조회 수 1300만 회를 기록했다. 점차 클래식은 소수의 예술로 인식되며 잊히고 있지만 인터넷의 힘을 빌려 대중과 가까이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임윤찬은 콩쿠르의 취지, 팬데믹 상황, 전쟁과 평화를 아우르는 그 해 기념비적인 우승자였다. 음악밖에 모르는 소년이지만, 피아노 앞에만 서면 360도 달라지는 눈빛이 매력적이다. 달라도 너무 다른 18세의 예사롭지 않은 낯빛이 오래 잔상에 남는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보고 쓰고, 읽고 쓰고, 듣고 씁니다.
https://brunch.co.kr/@doona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