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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베테랑' 이지영 영입, FA 김민식의 운명은?

[KBO리그] 12일 이지영 '사인앤트레이드'로 SSG 이적, 좁아진 김민식의 입지

24.01.14 10:03최종업데이트24.01.1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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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SG로 이적하게 된 이지영

SSG로 이적하게 된 이지영 ⓒ SSG랜더스

 
이재원을 방출했던 SSG가 '사인앤트레이드'를 통해 안방보강에 성공했다.

SSG랜더스 구단은 12일 키움 히어로즈와 2년 총액 4억 원(연봉 3억5000만 원, 옵션 5000만 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이지영을 데려오고 키움에 현금 2억5000만 원과 2025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 지명권을 내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이재원(한화 이글스)을 방출하고 이흥련(SSG원정 전력분석원)이 은퇴하면서 포수가 크게 약해졌던 SSG는 경험 많은 베테랑 포수 이지영이 가세하면서 안방 전력을 강화했다.

지난 2009년 삼성 라이온즈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이지영은 삼성과 키움을 거치면서 통산 1270경기에 출전해 타율 .280 942안타 16홈런 368타점 362득점을 기록했고 삼성 시절 3개의 우승반지를 차지했다. 이지영의 가세로 SSG는 안방의 전력약화를 막을 수 있게 됐지만 이지영이 입단하면서 팀 내 입지가 불투명해진 선수도 생겼다. 바로 작년 시즌이 끝난 후 생애 첫 FA 자격을 얻었던 우투좌타 포수 김민식이다.

통산 1270경기 출전에 빛나는 베테랑 포수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친 2012년 진갑용(KIA 타이거즈 수석코치)의 백업포수로 나서며 1군에서 활약하기 시작한 이지영은 2013년부터 부상이 잦은 진갑용 대신 삼성의 주전포수로 활약했다. 이지영이 생애 첫 3할 타율(.305)을 기록했던 2015 시즌이 끝나고 진갑용이 현역생활을 마감하면서 이지영은 명문 삼성의 붙박이 주전포수로 자리를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삼성은 이지영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삼성은 이지영이 2017년 타율 .238로 부진하자 FA시장에서 4년 80억 원을 투자해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를 영입했다. 기량도 기량이지만 이지영이 80억 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강민호와 주전경쟁을 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했다. 이지영은 2018년 90경기에서 .343의 고타율을 기록하고도 백업포수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결국 이지영은 그 해 12월 히어로즈와 SK 와이번스, 삼성의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했다.

키움 역시 박동원(LG트윈스)이라는 좋은 주전포수가 있었기에 이지영이 얼마나 좋은 활약을 해줄지 의문의 시선이 많았다. 하지만 이지영은 이적 첫 시즌 106경기에 출전해 타율 .282 87안타 1홈런 39타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선보였다. 특히 74경기에서 주전마스크를 쓰면서 팀 내에서 박동원 못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고 2019년 11월 키움과 3년 총액 18억 원에 FA계약을 체결했다. 이지영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전화위복'이 된 이적이었다.

이지영은 FA 계약 후에도 3년 동안 346경기에 출전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하지만 2022 시즌이 끝나고 박동원이 LG로 이적했고 키움에는 김동헌이라는 대형포수 유망주가 입단했다. 키움은 장기적으로 팀의 안방을 책임져야 하는 김동헌을 루키시즌부터 1군 102경기에 출전시켰고 그만큼 이지영의 출전 기회는 줄어 들었다. 결국 작년 시즌이 끝나고 FA자격을 얻은 이지영은 12일 사인앤트레이드를 통해 SSG로 유니폼을 갈아 입었다.

SSG는 작년 시즌이 끝나고 2년 연속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이재원을 방출했고 고질적으로 어깨가 좋지 않았던 이흥련은 선수생활을 마감했다. 따라서 키움 이적 후 최근 5년 동안 533경기에 출전했던 베테랑 포수 이지영은 SSG의 안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경험 많은 이지영이 가세하면서 작년 시즌이 끝난 후 처음으로 FA 자격을 얻었던 준수한 기량의 포수 김민식은 졸지에 시장에서 입지가 크게 줄어들고 말았다.

이지영 가세로 좁아진 김민식의 입지

지난 2012년 원광대를 졸업하고 SK에 입단한 김민식은 정상호(롯데 자이언츠 배터리코치)와 이재원에 가려 1군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하지만 FA자격을 얻은 정상호가 LG로 이적한 2016년 88경기에 출전하며 1군에서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그렇게 준수한 기량에 비해 상대적으로 기회가 적은 포수로 이름이 알려졌던 김민식은 2017년 4월 KIA와 SK가 단행했던 4대 4 트레이드를 통해 KIA로 팀을 옮기며 곧바로 '우승포수' 타이틀을 얻었다.

트레이드 이후 KIA에서 주전 포수로 자리잡은 김민식은 2017년 137경기에 출전해 타율 .222 4홈런 40타점 39득점의 성적과 준수한 수비를 선보이며 타이거즈의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김민식은 2018년에도 125경기에서 타율 .245 6홈런 37타점 53득점으로 활약했지만 2019년 53경기, 2020년 69경기 출전에 그쳤다. 2021년에는 100경기에 출전하며 주전으로 활약했지만 타율 .220 3홈런 26타점은 구단과 팬들을 만족시키기 힘들었다.

2022년 트레이드로 합류한 박동원에 밀려 백업으로 활약하던 김민식은 2022년 5월 트레이드를 통해 팀명이 바뀐 '친정' SSG로 컴백했다. SSG에서 이재원과 번갈아 가며 마스크를 쓴 김민식은 SSG의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한 작년 시즌에는 122경기에 출전해 타율 .218 58안타 5홈런 34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무엇보다 FA를 앞둔 시즌의 성적으로는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었다.

다소 아쉬운 성적에도 FA 시장에서, 특히 소속팀 SSG에서 김민식의 입지는 나쁘지 않아 보였다. 이재원의 방출과 이흥련의 은퇴로 인해 팀 내 풀타임 경험을 갖춘 포수가 김민식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SSG는 작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포수 박대온과 신범수를 영입했지만 이들 역시 1군 경력이 부족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1군 통산 1270경기 출전을 자랑하는 이지영 포수가 합류하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김민식 입장에서는 SSG가 이지영을 영입한 것처럼 자신을 데려가는 구단이 등장하길 기다릴 수도 있지만 C등급 FA 김민식은 현실적으로 '사인앤트레이드' 외에는 이적 가능성이 높지 않다. 반대로 SSG는 김민식이 (구단이 원하는) 적당한 금액에 팀에 잔류해 이지영과 함께 올 시즌 안방을 지키고 그 사이 유망주 포수들이 성장해 '안방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 과연 김민식은 올해 어느 팀에서 프로 13번째 시즌을 맞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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